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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픽스·부프로피온 금연효과 따져보면?"
"챔픽스·부프로피온 금연효과 따져보면?"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5.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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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호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금연클리닉 과장

유태호 금연클리닉 과장
담뱃값 인상이후 금연치료가 개원가의 화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25일부터 3가지 금연치료제와 패치제 등에 대해 지원안을 발표하면서 진료실에는 금연치료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금연치료에 대한 진료실의 대처는 원활하지 못하다.

금연진료라는 게 아직 생소하고 건강보험 급여가 아닌 별도 주머니(재원)에서 지원하다보니 청구방식도 복잡하다 못해 난해하다. 막상 금연치료를 하려 해도 고개를 젓고 물러서는 이유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사이자 9년 전부터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는 유태호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과장(가정의학과)을 29일 만나 금연치료 노하우와 금연치료제 처방 패턴 등을 들어봤다.

 

 

<일문일답>

금연희망자가 늘었나?

국가 금연프로그램 시행 이후 금연진료 건수가 150케이스다. 재진을 고려하면 100명 정도가 금연치료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금연치료를 받고 있다. 금연클리닉을 운영한지 9년됐는데 9년 동안 진료한 건수보다 올해 3월부터 온 환자가 더 많다.

주변 진료실 등을 보면 금연상담이나 처방패턴, 국가 금연치료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해 아직 정확한 정보 등이 없어 애를 먹는 것 같다. 금연치료·처방 교육을 받고자하는 의사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학회에 가서 보니 금연치료 환자를 저보다 많이 본 경우는 없었다. 대학병원도 속속 준비과정에 들어갔다고 들었다.

국가가 지원하는 금연치료제는 챔픽스와 부프로피온이 있다. 두 약의 처방패턴은?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는 부프로피온 제제(니코피온·웰부트린)보다 금연치료 효과가 좋다. 보통 챔픽스를 먼저 처방하고 챔픽스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부프로피온을 처방한다. 국가 금연치료 지원 프로그램에는 챔픽스와 부프로피온 제제인 '니코피온'과 '웰부트린' 등 3개 약제만 등록돼 있다.

챔픽스는 0.5mg 용량을 일주일간 복용하고 이후에는 1mg 치료용 용량으로 복용한다. 개인 차가 있기 때문에 용량 조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1mg 약제를 처방하고 반알로 쪼개서 먹기도 한다.

환자 중 우울증이 있었거나 챔픽스 복용 후 부작용이 있었던 경우는 부프로피온을 처방한다. 챔픽스와 부프로피온 둘 다 처방이 안 되는 경우, 예를 들어 정신과 약을 많이 복용 중인 환자는 보건소에서 패치 등을 받도록 한다.

100명 환자 중 금연치료 약물 처방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

금연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 모두에게 1차적으로 챔픽스를 처방한다. 챔픽스를 복용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나 부프로피온이 꼭 필요한 사람, 우울증이나 약에 대한 부작용이 있는 사람을 선별해서 부프로피온을 처방한다.

우울증이나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 챔픽스 복용으로 토할 정도로 울렁거림이 심한 환자 100명 중 2~3명에게는 챔픽스를 처방하다 부프로피온으로 넘어갔다. 물론 부프로피온을 쓰다가 경우에 따라 챔픽스로 약을 바꾸는 경우도 간혹 있다.

챔픽스는 직접 담배 맛을 떨어트린다. 챔픽스를 먹은 후 흡연을 하면 풀을 태우는 향만 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부프로피온은 그런 효과는 없다.

금연치료제가 과도하게 처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환자를 만나보면 대부분 여러 곳의 동네의원을 전전하다 온다. 금연치료 기관으로 등록된 곳은 많다고 보도됐지만 정작 찾아가려하면 대부분 금연 약을 처방한 적이 없다고 받질 않는다고 들었다.

치료제를 1~2주 복용하다가 실패하거나 의사와 상담이 원활하지 않아 오는 경우도 많다.  진료실에서 느끼는 점은 과도한 처방보다 환자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처방이 더 큰 문제라고 느낀다. 의사들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금연진료에 동참했으면 한다. 오히려 환자의 금연 치료약에 대한 접근성은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챔픽스를 부프로피온보다 선호하는 것 같다.

챔픽스를 처방한 환자의 금연성공률은 80% 정도 되는 것 같다. 임상연구 결과 챔픽스 금연율은 44%라고 알려져 있지만 상담을 면밀히 잘하면 성공률을 70~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아직 통계적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으나 내원하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은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상담과 약물처방 노하우가 금연성공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챔픽스 부작용은 어떻게 관리하나?

부작용을 미리 설명해주면 99%의 환자는 잘견딘다. 울렁거림을 미리 말하고 많이 울렁거리면 위장약을 처방한다. 가능하면 오후 6~7시 정도에 일찍 복용하라고 권장한다. 혹시 늦은 오후까지 깜빡해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약을 건너뛰라고 한다. 저녁 약을 일찍먹으면 악몽이나 수면장애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잠을 잘못자면 수면약을 일주일 정도 처방한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적응해서 잘잔다.

금연을 위해 자살충동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BMJ>에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챔픽스가 자살 충동을 올린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금연자체가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우울증이 있거나 치료받았던 병력이 있으면 정신과에서 금연치료를 받게 한다. 그 이유는 우울증있는데 담배를 피우면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에 담배에 의존한다. 금연을 하면 도파민이 줄어드니 우울증이 악화될 수 있다. 의지로만 담배를 끊으면 우울증 환자처럼 된다. 그게 금단증상이다.

악몽을 꾸는 등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악몽 때문에 챔픽스를 못 먹는 사람은 100명 중 1명 정도였다. 울렁거리는 사람은 2명이었는데 위장약을 복용하면 약 2주 정도 후에는 좋아진다.

금연치료제와 니코틴 대체제를 함께 사용할 때 주의할 사항은?

챔픽스는 원칙적으로 니코틴 제재와 병용하지 않는다. 메이요클리닉이 챔픽스와 니코틴대체제를 병용했을 때 효과가 좋았다는 보고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아직 표준요법은 아니다.

내원하는 환자 중 한 환자가 챔픽스와 니코틴 대체제를 병용하고 있는데 챔픽스를 먹으면서도 습관적 흡연을 너무 많이 해서 니코틴 껌도 같이 복용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금연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주의해서 처방해야 한다. 부프로피온은 니코틴 대체제와 같이 사용하면 금연성공률이 훨씬 높아진다. 부프로피온의 특성상 담배 맛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없기 때문에 니코틴 보조제와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 니코틴을 서서히 줄이면서 도파민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전이다.

복지부는 금연치료를 급여화할 계획이다. 급여이후 치료제 처방패턴은 어떻게 달라질 것 같나?

급여가 되면 의사의 처방과 참여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특히 만성질환 진료의는 금연치료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본다. 다만 금연상담은 시간이 걸리는 진료다. 상담료를 별도로 책정해야 할텐데 정부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상담시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금연진료를 하기 힘들다.

금연치료에 관심있는 의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금연교육을 꼭 듣고 확신을 가지고 금연치료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심리적으로 의사가 금연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는 환자를 설득해 금연약을 처방했었는데 이제는 환자가 와서 금연치료제를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시대가 됐다.  환자가 처방을 요청하는 이런 시대상황에서 의사가 머뭇거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의사가 금연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혈압약이나 위장약처럼 금연치료제를 자유롭게 처방하는 시기가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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