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약침, 사기·무허가 논란 이어 환수 결정까지
한방약침, 사기·무허가 논란 이어 환수 결정까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22 0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산삼약침 920만원 환수 처분 '정당' 판결
의협 "허가, 임상 없어...국민건강에 대단히 위험"

지난해 8월 약침 사기사건(본지 2014년 8월 28일자)으로 논란이 됐던 혈맥약침술, 이른바 '산삼약침술'이 현행법상 불법인 임의비급여에 속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혈맥약침술은 한의사가 산삼 등에서 추출한 약물을 환자의 혈맥(정맥에 한정)에 주입하는 시술법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최근 부산 P요양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과다본인부담금확인처분취소 소송에서 혈맥약침술은 임의비급여에 속해 환수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2년 7월 성모 씨는 '상세불명의 기관지 또는 폐의 악성 신생물'이라는 기관지 질환으로 같은 해 12월까지 5개월가량 P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성 씨에게 항암혈맥약침이라는 이름으로 혈맥약침술을 시행했고 성 씨로부터 920만원의 치료비를 받았다.

이에 심평원은 "혈맥약침술에서 이용되는 혈맥이 한의학적으로 경혈과 같이 치료의 대상이기는 하나, 전통적인 치료방법을 고려할 때 기존의 약침술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아 신의료기술 신청이 선행돼야 한다"며 치료비 920만원에 대한 환급을 처분했다.

병원 측은 "혈맥약침술은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의 범위에 포함된다"며 처분의 위법을 주장해 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임의비급여에 포함된다는 심평원의 판단과 생각을 같이했다.

재판부는 "혈맥약침술은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에서 발전한 치료법이지만 약침술과 시술대상·시술량·원리 및 효능발생기전 등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어 약침술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치료술은 신의료기술평가 등의 절차를 통해 별도로 안정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약침술은 2001년 처음으로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계 규정에 등재됐는데 혈맥약침술은 그 이후에 개발된 치료법"이라며 "혈맥약침술에 사용되는 산삼약침은 한약적 원리로 추출한 모든 약물이 아닌 산양삼 등을 증류해 추출한 약물에 한정해 이를 경혈이 아닌 정맥에 주입하는 것이라 기존의 약침술과 다른 치료술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병원 측의 주장은 이유가 없어 이를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이번 판결과 같은 맥락의 유권해석을 두 차례 내린 바 있다.

2013년 7월 보건복지부는 혈맥약침술에 대해 "한의사가 행할 수 있는 한방 의료인 약침 요법은 정맥혈관 등의 주사하는 행위와는 학문적으로 구분된다"고 유권해석 했고 이보다 앞선 2011년 4월 보건복지부 한약정책과는 "한의사가 한방원리에 의하지 않은 정맥에 주사하는 행위는 면허 범위 내의 의료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약침술은 비급여 항목에 등재돼 있지만 약침술에 재료로 쓰이는 약침은 식약처를 포함해 어떤 곳에서도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의약품이다.

이에 2012년 대한의사협회는 무허가 의약품인 약침을 대량 제조해 한의원에 유통시켰다며 대한약침학회와 회장 강모 씨를 고발했다.

검찰은  약침학회가 2007년 1월부터 12월까지 불법으로 270억원 상당의 약침을 제조·판매했다며 기소했고 현재 형사재판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5일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2012년 식약처(당시 식약청)에 약침에 대한 질의서를 보낸 결과 약침은 품목 허가를 받은 적도, 허가 신청을 한 적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인체에 직접 주사되는 약침이 허가는 물론 임상과정도 없이 처방되는 점은 국민 건강에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고발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정당한 방법으로 약침이 식약처 허가를 받아 유통된다면 합법적이겠지만 허가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며 "더 나아가 환자 생명이 달린 의학이 전통으로 포장돼서는 안 된다. 전통 음악을 즐기는 것은 취향으로 볼 수 있지만 의학은 다른 얘기"라고 한의학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