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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북통일은 의료계 전체의 문제"

기획 "남북통일은 의료계 전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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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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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통일보건의료학회와 공동 간담회 개최
통일 한반도 위해 보건의료 분야 준비사항 점검

<의협신문>과 통일보건의료학회는 6일 대한의사협회 5층 회의실에서 '통일을 대비한 학회 역할론'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해 9월 창립한 통일보건의료학회가 4월 24일 고려의대 유광사홀에서 2015년 춘계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미래지향 통일보건의료 ▲통일의학, 의과대학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등의 특강이 준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협신문>은 춘계학술대회에 앞서 통일보건의료학회와 공동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통일보건의료학회를 창립하게 된 배경, 그리고 학회가 앞으로 어떤 일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지, 또 통일을 대비해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편집자주>

▶의협신문·통일보건의료학회 간담회◀

·일시 : 2015년 4월 6일 오전 7시
·장소 : 대한의사협회 5층 회의실
·참석 : 전우택 연세의대 교수(의학교육학과·정신건강의학과/이사장)
        김석주 서울의대 교수(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대외협력이사)
        김신곤 고려의대 교수(내분비내과/학술이사)
        유시은 고려의대 교수(의생명센터/재무이사)
        전진용 전문의(국립서울병원 공공정신보건사업단 통일마음사업팀/학술간사)
·진행 :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통일보건의료학회는 2014년 9월 창립했다. 창립 이후 여러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간의 활동 내용이 궁금하다. 학회 창립 이후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 전우택 교수

전우택 : 지난해 9월 학회를 창립한 이후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의료계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다.

학회가 창립되기 전까지는 '통일보건의료'라 하면 개인적 차원에서의 관심과 활동영역이라는 생각이 컸다. 학회 창립 이후 의료계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 같다.

이런 변화에 따라 몇가지 일이 일어났다. 의미 있는 일 중에 하나는 고려의대에서 '통일의학교실 추진단'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 이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준비에 들어간 기관도 많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울의대통일의학센터, 연세의료원의 통일보건의료센터와 같은 조직이 학회가 창립되기 전에 운영이 됐다. 학회 창립으로 인해 고려의대와 같이 전국적 관심과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또 국립서울병원에서 탈북자만 전문으로 진료하는 부서가 만들어지고, 이를 담당하는 전문의가 배정이 됐다. 이처럼 의료계 구석구석에 통일보건의료와 관련된 분들이 전문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밖에 통일보건의료와 관계된 정보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학회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카운터 파트너'를 갖게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동안 준비했던 연구내용을 발표한다. 기존에는 연구를 해도 어디서 발표를 해야할지 몰랐는데, 앞으로는 학회를 통해 많은 연구내용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신곤 : 학회로 인해 네트워킹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졌으며, 그것을 통해 학회 회원들이 갖고 있는 연구결과물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다.

24일 열리는 '2015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지는지 궁금하다.

▲ 김신곤 교수

김신곤 : 지난해 가을에 이어 올해 두번째 학술대회를 열게 됐다. 춘계학술대회는 '통일보건의료의 WHO·WHAT·HOW'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학회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한 번 해보자라는 의미로 주제를 정했다. 기존 통일보건의료와 관련해 일을 했던 분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이를 한데 모아서 인명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첫번째 세션은 'Who뎺s Who in 통일보건의료'로 정했다. 통일보건의료와 관련해 일을 했던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들의 주된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학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네트워킹이자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번 세션이 큰 도움이 될 것을 본다.

두번째 세션은 'What뎺s New in 통일보건의료'로 정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통일보건의료 관련 연구가 이뤄졌고, 전체적으로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한꺼번에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이번 세션을 통해 지난 1년동안 이뤄졌던 연구를 5개 분야로 추려서 발표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세번째 세션은 통일을 준비해 온 NGO들이 실제로 어떻게 활동해왔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논의하도록 'How to collaborate with NGO:대북보건의료지원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마련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북한 의료 지원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를 평가해 보고, 앞으로 더 좋은 모델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두 가지 특강도 준비했다. 김성재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화분과위원장이 '미래지향 통일보건의료'라는 주제로 발표 하고, 신희영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이 '통일의학, 의과대학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에 대한 특강을 한다.

▲ 유시은 교수

유시은 :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통일보건의료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데, 학술대회를 통해 신인연구자를 발굴하고, 통일 세대들이 보건의료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의료계 차원에서 통일보건의료에 대한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학회가 의협과 큰 틀에서 할일이 많을 것 같은데,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싶다.

전우택 : 통일보건의료의 'Who뎺s Who'를 만드는 것이 학회의 목표다. 인명사를 만드는 작업은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학회에서 1차 준비 작업을 하고, 총회 때 오시는 분을 상대로 참여하도록 해나갈 계획이다. 인명사가 만들어지면 이를 통해 젊은 연구자들이 누가 어떤 연구를 했는지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관련 위원회가 만들어져 있으며, 정책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학회는 실제 활동하고 있는 학자의 네트워크와 대북지원 네트워크로서의 기능을 해나가고 있다.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적으로 활동하는 의협과 학회가 협력해서 구체적인 통일 준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신곤 : 정부는 통일과 관련해 보건의료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동서독 통일 과정을 보면, 통일의 물꼬를 트고 마중물이 됐던 것이 보건의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서독간에 보건의료 협약이 첫 출발이 됐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

통일은 어느날 갑자기 정치·경제적으로 결단하고 단행할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남북한 두 정부 사이에서 부담이 적은 영역이면서도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부분이 통일보건의료라고 생각한다.

보건의료는 남북한이 단체를 쉽게 만들고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보다 선순환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통일에 있어 보건의료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의협 또한 하나의 직능단체로서만 기능을 할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선도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한반도 전 민족을 아우를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협이 관심갖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통일보건의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통일된 시대에 살아갈 의사들은 젊은 의사들이기 때문이다.

전우택 : 모든 의과대학들이 교육과정에서 통일과 관련된 일정 부분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아마 당장은 못하더라도 때가 되면 학회에서 통일의학에 대한 간단한 교과서를 만들어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학생들이 통일이 된 이후 의사로서 활동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그만큼 학회가 차세대를 위해 관심갖고, 의협도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 전진용 전문의

전진용 : 2008년 처음으로 탈북자를 진료했는데, 당시 의협차원에서 남북의료와 관련된 이슈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시들해진 것 같다. 사회적 참여를 얘기했는데, 그런 계기로 남한에 온 북한주민에 대해, 나아가서는 통일 이후에 의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의협과 합회가 같이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통일과 관련된 단체는 많다. 보건의료가 중심이 된 통일 단체는 통일보건의료학회가 유일한가?

김신곤 : 다양한 단체가 있지만 보건의료와 통일이 함께하는 단체로는 유일한 단체다.

전우택 : 지난해 이뤄진 세계북한학술대회에서는 학회 설립 전에 통일부에서 알아서 하려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보건의료 영역은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일에 있어서 보건의료 분야가 점차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학회가 관여하게 되면 더 넓은 영역이 들어갈 것이다.

김석주 : 통일보건의료라는게 서울의대·연세의대·고려의대 등 기관별로 있었다. 그 안에서 포럼을 한다는 등의 방식으로 활동을 했다.

그러나 학회 창립 이후 각 학교별로 진행되던 통일보건의료 관련 활동이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됐다. 각 학교별로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학회를 중심으로 다같이 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일보건의료라고 하면, 통일은 아는데 의료를 모르는 부분이 많고, 의료를 아는데 통일을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 앞으로 학회를 통해 이런 부분은 확산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 외부에서 보기에 통일과 관련 의료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생각할 수 있고, 의료쪽에 있는 분들도 통일이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이라는 것이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지고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한 시간 정도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 있어 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전우택 : 개인적으로 대통령직속 통일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70여명의 위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의사이다.

▲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이 위원회에 들어가게 된 것은 의료계를 대표해서가 아니라 남북한 사람들의 통합 문제를 그동안 연구해왔기 때문에 전문가로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통일 준비에 있어 보건의료 영역에 대한 정부의 개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통일이 이뤄진다면 결국 치안문제·식량·보건의료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는 통일이 진행되면 가장 현실적이고 급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 문제에 대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보건의료와 관련된 단체로서 학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보건의료인들만 참여할 수 있나?

전우택 : 보건의료 안에는 의료사회학·의료인류학·보건행정학 등이 다 들어와야 되기 때문에 학회에 참여하길 원하는 분들은 모두 함께 할 수 있다. 이 영역에 대해 함께 하길 원하는 전문가들이나 대북활동가들은 학회와 네트워크를 함께 하길 바란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남북한 통일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존슨홉킨스에 북한 관련 보건의료 전문가가 있다. 그런 분들도 학회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김석주 교수

김석주 : 합집합이 돼야 한다. 교집합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영역이 넓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를 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창립 때 통일보건의료와 관련된 실질적인 연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창립 이후 준비하거나 연구를 시작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전우택 : 개인별로 하던 연구는 그동안 많이 진행돼서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학회 차원에서 정부의 협조를 받아 진행할 수 있는 연구프로젝트가 몇가지 있는데 현재 협의중이다. 지금으로서는 공식적으로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지 말하기는 곤란하다.

올해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간호사·약사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다른 보건의료단체에서도 통일보건의료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한 것이 있다면 학회 차원에서 공유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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