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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유머가 많은 인생을 살자

[신간] 유머가 많은 인생을 살자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5.04.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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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혁 지음/신광출판사 펴냄/2만 3000원

 
4월이면 봄과 함께, 꽃과 함께 전해지는 소식이다. 벌써 10번째다. 1년에 한 편 씩 상재했으니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난 시간만큼 세상은 변했지만, 그 달라진 세상에서도 그대로인채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평생 손에 읽을거리를 놓지 않고 펜을 들어 여백을 채워 온 삶이다. 그 삶의 흔적은 의료계의 역사가 되고, 교훈이 되어 가슴속 돋을새김으로 남는다.

권이혁 대한의사협회 고문이 열번째 우강에세이집 <유머가 많은 인생을 살자>를 펴냈다.

1996년부터 2007년 1월까지 성균관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한 선생은 자리를 마무리하며 <여유작작>을 출간했다. '1년에 한 권씩 에세이집을 내자'는 스스로의 다짐이 시작됐고 그로부터 10집을 맞았다.

<여유작작>(2006) <온고지신>(2007) <마이동풍>(2008) <어르신네들이여, 꿈을가집시다>(2009)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자>(2010) <청춘만세>(2011) <인생의 졸업과 시작>(2012) <여생을 즐기자>(2013) <평화와 전쟁>(2014) <유머가 많은 인생을 살자>까지 해마다 상재된 책 제목은 선생의 한 해 슬로건이다.

여든을 넘어 시작한 여정은 여유작작한 여유로움을 거쳐 아흔에는 유유자적한 자유로운 삶에 다가서고 이제 유머에 이른다.

선생에겐 '생각나는 일들을 멋대로 적어 둔 것'이지만 언제나처럼 지난 한 해 우리가 겪었던 일들이 깊이 있고 명쾌한 진단과 함께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외과와 리더십에 대한 상찬으로 시작한 글은 프란치스코 교종의 내한 소식에 대한 단상이 이어진다. 책 제목과 같은 '유머'장에서는 이주일 의원·간디·채플린 등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고 얽히고설킨 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남북관계를 되짚는다. '멋대로 적은 글'이라고 보기에는 정확한 자료가 뒷받침되고 각종 사건의 고갱이를 명확하게 갈무리한다.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이들은 면면의 화려함 못지 않게 수십년 전 기억까지 오롯이 새긴 그들과의 인연에 선생의 세심함이 드러난다. 김두희 전 법무부장관·김영주 전 국제해사기구 상주대표·김정룡 서울대 명예교수·김종량 한양대학교 이사장·김후란 시인·문태준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박용현 서울대학교 이사장·박종문 전 농수산부 장관·박춘명 예건축사무소 대표·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서정돈 성균관대학교 이사장·이순형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장윤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한만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홍창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등과의 남다른 인연, 그리고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선생의 홍복일 '4세대 여행기'에서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이 전해지고, '영국인과 일본인'에서는 역사 인식에 대한 두 나라의 차이를 비교하며, 집단적 자위권 발동에 여념이 없는 일본의 몰염치를 비판한다.

이 밖에도 '인생 슬로건'에서는 삶을 관조하는 내면을 엿볼 수 있고, '기쁜 일'과 '슬픈 일'에서는 축하를 이어가고 애달픈 기억을 되뇌인다. 마지막으로 '단상'에는 [너 자신을 알라] [십계명] [관심병사] ['彛'자 이야기] [인물평전] [인종갈등] 등 스물 셋 편의 글을 만날 수 있다.

안동 권문인 선생의 집안에는 대대로 '심중대덕 경세언인(心中大德 經世彦人·마음속에 큰 덕을 품고 세상을 다스리는 선비가 되라)'이라는 가훈이 내려온다. 선생은 '대단히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인 실천과는 거리가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집안의 가르침은 그대로 선생에게 체화된 듯 하다.

선생은 책 들머리에서 10년동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후련함을 이야기하며 "이제부터의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취미'가 된 글쓰기는 멈춰질 것 같지 않다. 내년 봄이면, 4월이면 우강에세이 11집을 마중나가고 있겠다(☎ 02-925-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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