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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신뢰받는 전문가단체'로 거듭나려면
대한의사협회 '신뢰받는 전문가단체'로 거듭나려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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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가' 다른 단체 맡기고, 국민 건강 지키는 파수꾼 역할 집중해야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6일 의료윤리연구회 강연 "대의원회 다양화부터"

▲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가 6일 의료윤리연구회 월례모임에서 "의협이 최고의 전문가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역할과 구조가 바껴야 한다"며 의사 사회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대한의사협회가 신뢰받는 최고의 전문가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의료정책 개선과 수가 인상' 역할은 다른 산하단체에 맡기고, 국민과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는 6일 의료윤리연구회 정기 월례모임에서 '의학전문기자가 바라보는 의사 사회' 주제 강연을 통해 의협의 변신을 주문했다.

김 기자는 "국민은 생명을 다루는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대해 놀라워 하고, 이같은 폭력을 퇴출하는 것이 아니라 숭앙하고 있는 데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엄격히 자정작용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과 시민사회는 의료계를 전문가 그룹이자 경제·사회적 기득권 그룹으로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김 기자는 "의료계가 사회 속으로 들어가 사회를 바꾸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미디어는 그런 의사들의 노력을 보도하고 알릴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 기자는 "의협은 국민과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가정 폭력·아동학대·손씻기·담배 규제·고혈압 예방을 위한 나트륨 적게 먹기 등 건강을 증진하고, 인간의 유해 환경을 바꾸기 위해 의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정부에 의료정책을 자문하는 하비 파인버그 전 국립의학연구소 회장의 말을 인용한 김 기자는 "의사가 환자들 위한 주장을 펴야 정부와 업계도 믿고 따라온다"면서 "정책을 도입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환자에게 득이 되느냐고, 의사들은 환자들의 불만과 불편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가 바라는 의사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기자는 "한국 사회는 질병을 낫게 하는 전통적 의사상에서 우리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동행하며, 안내해 주는 새로운 돌봄의 의사, 건강사회를 바꿔주는 개척의 의사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시대적 변화에 의료계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기자는 의협의 역할 분담과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를 열어 의료정책이나 수가 문제를 요구하다가 다음날 미세먼지나 환경을 비롯한 사회문제를 얘기하니 이미지의 엇박자와 혼돈을 주게 된다"고 지적한 김 기자는 "정책이나 수가 문제는 별도의 단체에 맡기고, 의료에 관한 최고의 권위단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과 조직 구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대의원회 구성도 제약회사·정관계·언론 등 다양한 의사회원들의 스펙트럼을 반영할 수 있도록 새로 짤 필요가 있다"며 "허심탄회한 대논쟁을 통해 장기적으로 의협의 조직 구성과 역할을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학교육 역시 오너 교육이 아닌 프로페셔널리스트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바껴야만 의사직업의 가치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김 기자는 "의사의 전문성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환자와 아픔을 공유하고, 합체해야 의사 사회와 한국 의료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윤리연구회(회장 주영숙)는 개원의사로서 갖춰야 할 직업윤리를 공부하고, 진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개원의를 주축으로 지난 2010년 9월 출범한 순수 연구단체. 매월 첫째주 월요일 마다 월례모임을 열어 의료윤리 전반에 관해 학습하고 있다.

5월 월례모임은 11일 열린다. 강사는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조작 사건의 실제 제보자인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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