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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반대" 시민들 가두 시위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반대" 시민들 가두 시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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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국민연합, 3일 밤 동아일보 정문서 집회 "국민 안전 위협 말라"
"학문 체계·면허 다른데도 쓰겠다는 건 국민 건강 위협하는 비윤리적 행위"

▲ 환자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시민사회단체를 표방하고 있는 국민건강국민연합 회원들이 3일 밤 9시 광화문역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시민사회단체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나선 한의계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지 말라"며 가두 시위를 벌였다.

국민건강국민연합(이하 국연) 회원들은 3일 밤 9시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야간 집회를 열어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한다"면서 "대한한의사협회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조속히 철회하고, 한의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

국연은 "의학과 한의학은 근본 의학체계가 다르고, 질병에 대한 이해 방식과 진단과 치료방법이 전혀 다름에도 X-ray·초음파·혈액검사장비를 비롯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환자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대집 국연 상임대표는 "의료법에는 의사와 한의사로 면허제도를 구분해 각자 의료와 한방의료를 하도록 면허 범위를 정해 놨다"면서 "의사가 한방의료행위를 하거나, 한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행위로 면허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들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경우 섣불리 진단이나 치료를 하지 않고 해당 분야 전문의에게 의뢰를 하는 것은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정확히 진료해야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최 상임대표는 "학문과 면허가 다른 한의사들이 진단검사나 영상의학을 조금 배웠다고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료를 하겠다는 주장은 의료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가치와 의료윤리를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최 상임대표는 "세계의사회는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에 대해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한국인들이 지금 누리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것은 명약관화하다'는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발표했다"면서 "세계의사회장은 상업적인 목적이나 경쟁 촉진이라는 미명하에 추진된  근시안적인 보건의료 기준 완화는 질병률과 사망률을 높이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했다"고 전했다.

▲ 최대집 국민건강국민연대 상임대표(오른쪽)가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국민과 환자의 건강에 위협을 주게 된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국연은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정부에 요구한 경제단체에 대해서도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판매해 이득을 얻겠다는 발상은 기업인으로서 지켜야 할 직업윤리를 망각한 것"이라며 "환자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의료영역에서만큼은 무분별한 기윤 추구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에 대해서도 "한의사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벗어나 자연과학적 의학에 기반한 의료기기를 사용하면서 환자와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가한다면 의료인으로서 정체성과 존재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속히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는 주장을 철회하고 한의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고 지적했다.

정부당국에 대해서도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는 위험한 정책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박완석 국연 정책국장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정책을 전면 백지화할 때까지 집회와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건강에 미치는 피해를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6일 열릴 예정인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공청회에 항의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요구에 반대하는 야간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 안성에서 왔다는 시민 박○○ 씨는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이용해 진료를 하겠다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위험하고 무모하다고 생각했다"며 "한의사들의 권한을 넓히기 위해 국민과 환자들을 실험쥐로 만들수는 없다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의 집회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는 한 개원의사는 "초음파 영상이나 혈액검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치료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질환이 나을수도 있고, 병을 발견하지 못한 채 악화시킬 수도 있다"면서 "초음파나 혈액검사 자체는 환자에게 아무런 위험을 주지 않지만 진단이 잘못되거나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면 병을 키우거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혈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혈당 수치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의학과 한의학은 혈당을 왜 관리해야 하는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학문적인 배경에서부터 진단과 치료법이 전혀 다르다"면서 "진단 자체는 환자에게 위험하지 않지만. 잘못된 진단은 생명을 위협하는 악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한의사들에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민건강국민연합 회원들이 3일 밤 9시부터 1시간 동안 동아일보사 앞에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야간시위를 벌이고 있다.ⓒ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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