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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덕에 암도 만성질환화될 것"

"면역항암제 덕에 암도 만성질환화될 것"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4.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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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이드 MSD 항암부 글로벌 대표
키트루다에 대한 기대와 전망 밝혀

조셉 이드 MSD 항암부 대표
식약처가 최근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MSD 키트루다를 허가해 관심을 끌고 있다. 키트루다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암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 'PD-L1'이 면역세포의 단백질 PD-1과 작용하는 것을 차단해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약효가 아닌 자신의 면역 체계로 암을 치료하는 특징 덕에 면역항암제라 부른다. 표적항암제와 달리 특정 암 또는 환자의 유전자 변이여부에 상관없이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조셉 이드(Joseph Eid) MSD 항암부 글로벌 대표를 만나 키트루다와 면역항암제에 대한 기대와 전망을 들어봤다.

FDA와 한국 식약처가 키트루다를 신속허가했다. 바탕이 된 주요임상은?

키트루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흑색종 치료제로 이미 승인을 받았고 유럽은 허가심사 중이다.

FDA는 KEYNOTE001 1상 임상을 근거로 신속허가했다. 흑색종이 상당히 진행됐으며 임상적으로 또는 임상시험에서 사용가능한 치료제에 치료효과가 없는 환자가 대상이 됐다.

이 임상을 기반으로 흑색종뿐 아니라 폐암 적응증에 대해서도 'FDA 혁신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았다. KEYNOTE001 외에도 다양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며 30개 이상의 암종에 대해 키트루다의 치료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종양내과 전문의로 20년 이상 다양한 연구에 참여했지만 키트루다처럼 1상 임상연구 시작 후 얼마되지 않아 가시적인 치료효과가 나타난 경우는 드물었다. 임상에 참여했던 10명의 환자 중 7명이 효과를 봤다. 보통 1상에서 한두 명만 효과를 보여도 성공적이라 평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2014년까지 7개의 암에 대해 키트루다의 치료효과가 발표됐으며 올해 여러 국제학회가 추가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보면 키트루다는 다른 항암제보다 다양한 암에 효과를 보이며 효과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키트루다로 흑색종과 폐암치료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지난해 9월 키트루다가 흑색종에 대한 FDA 승인을 받은 지 약 2주 만에 흑색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키트루다를 1차 치료제로 권고했다. 다른 가이드라인위원회가 NCCN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은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키트루다는 후기암에 대한 단독요법을 시작으로, 초기암 단독·병용 요법까지 허가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표준치료요법과 병용요법 관련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흑색종 학회(Society for Melanoma Research)는 학술대회에서 표준항암요법(세포독성 항암제)과 키트루다를 비교해 키트루다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표준항암요법보다 통계적으로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필리무맙 비교 연구결과도 올 후반 발표 예정이다. 폐암은 도세탁셀과 같은 화학요법과 비교한 데이터가 발표될 전망이다.

향후 항암제 시장에서 면역항암제의 포지셔닝은?

임상연구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암의 초기 단계 환자일수록 치료반응이 더 좋고, 더 길게 나타난다. 면역항암요법이다 보니 환자의 면역체계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반응이 더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후기 암 치료제로 사용되겠지만 점차 초기 암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암은 어떠한 질병보다 환자의 예후가 빨리 악화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최선의 치료제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키트루다는 하나의 치료제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파이프라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키트루다의 장기투여 안전성은?

임상 프로그램 자체가 4년밖에 안됐다. 그러다 보니 장기 안전성 데이터 없다. 키트루다 초기 임상연구 설계는 치료제 투여기간을 정하지 않고 반응에 따라 약을 끊는 형태로 이뤄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고정적인 투여기간을 2년으로 설정하고 완전 치료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면 투약을 중단했다가 질병이 다시 진행되면 투약하는 방식으로 연구설계를 변경했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라 정확한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하기 위한 치료제 투여기간 설정을 연구하고 있다.

올 6월 열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될 데이터는 어떤 내용인가?

키트루다의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관련 데이터는 4월 열릴 미국암학회(AACR)와 6월 열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9월 열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키트루다의 바이오 마커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어떤 환자가 키트루다에 잘반응할 것인지 등을 예측하는 방법뿐 아니라, 다른 표준항암요법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에 대한 데이터도 발표될 전망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 무작위 배정으로 설계된 임상결과 발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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