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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대사 피습을 홍보에 활용? 유감"

"리퍼트 대사 피습을 홍보에 활용? 유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3.1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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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세브란스 전신이 제중원' 주장 반박

백재승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장.
연세의료원이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세브란스의 전신이 제중원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근 정남식 연세의료원장은 리퍼트 대사 치료경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미국 선교사인 알렌 박사가 요청을 해 제중원이 설립됐고, 이것이 세브란스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남식 의료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세브란스의 뿌리가 제중원임을 제대로 홍보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이와 관련 백재승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장(서울대병원 비뇨기과)는 16일 제중원 설립 13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적 자산을 그렇게 까지 홍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백재승 원장은 "세브란스는 제중원 창립을 알렌 박사가 한 것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알렌 박사가 1884년 갑신정변 때 큰 부상을 입은 정계의 실력자 민영익을 치료하면서 서양식 국립병원 설립을 건의한 것은 맞지만 고종과 정부는 이미 1881년부터 서양식 의료에 관심을 가졌고, 알렌 박사가 등장하기 전부터 서양식 국립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1894년 일본이 경복궁을 점령해버린 사건으로 고종과 정부가 일본에게 뺏기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으로 제중원을 에비슨에게 위탁한 것이며, 실제로 에비슨 등은 제중원을 운영하면서도 조선정부가 제중원을 돌려달라고 할까봐 늘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1904년 에비슨 등은 미국 갑부 세브란스의 도움을 받아 자금을 마련, 제중원을 떠나 지금의 세브란스병원을 개원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에비슨 등에게 제중원 수리비용을 지급하고 제중원을 돌려받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제중원 운영이라는 경험적 자산이 세브란스병원으로 전수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세브란스병원이 직접적으로 제중원을 계승했다고 볼 수 없다"며 말했다.

또 "130년이 지난 지금 복잡하고 급변하는 의료환경속에서도 이 땅의 국공립병원들이 반드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숙명적인 과제가 제중원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라며 "국가중앙병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서울대병원이 한국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을 재조명하고 제중원의 역사적 경험과 정신적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맨 먼저 나서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연세의료원이 제중원을 상표등록한 것에 대해서도 "너무 지나친 처사"라고 꼬집었다. 백 원장은 "국가의 자산을 상표로 등록해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세브란스가 선교의료에만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직설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오는 4월 3일 제중원 130주년 기념식을 갖고, 학술강좌는 물론 제중원 역사를 담은 화보집 출판기념회, 역사 사진전을 갖는다.

또 학술강좌에서는 '제중원의 진실'을 주제로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의 130년간의 역사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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