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상 초유의 회장 불신임이란 대혼란을 겪고 정부의 원격의료·규제기요틴 정책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의료계는 3월 20일 선출되는 새 의협회장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5명의 후보들은 나름의 정책과 비전을 갖고 선거운동에 한창입니다. 지역의사회와 직역 단체 등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잇따라 참석하며 자질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 토론회는 형식적인 공약 남발에 그치거나 임기응변에 능한 후보에게 유리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불필요한 과열을 막기 위해 후보자 상호질의를 제한하고 있어 정작 유권자들이 원하는 토론 내용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협신문>은 지난 2012년 제37대 회장 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의협회장 후보자 상호 질의·응답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각 후보들은 상대 후보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의협신문>이 취합하고, 이를 정리해 질문 받은 후보들에게 보냈습니다.

질의서를 받은 후보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답변서를 작성해 본지에 회송했습니다. 각 후보들로부터 회송된 답변서 전문을 이번 호 지면을 통해 공개합니다.

각 후보에게 공평한 발언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상대 후보에게 반드시 1개 이상 질문을 하도록 했으며, 질문·답변의 분량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럼에도 질문을 많이 받은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가 있으므로 불가피하게 각 후보별로 할애된 지면의 크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보건의료분야 전문 언론 가운데 유일한 <의협신문> '의협회장 후보 상호 질의 응답' 기획이 의사 회원 여러분들의 소중한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기획에 적극 참여해준 각 후보들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편집자>

[특별기획] 제 39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상호 질의응답 지상중계  ②추무진 후보

 

 

1. '혁신을 방해하는 어떤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과연 혁신을 방해하는 세력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을 의미하는 것이며 무엇을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입니까?(임수흠 후보 질문)

혁신이라는 것은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함을 의미합니다. 중국의 고서 대학(大學)에 나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란 말과 일맥상통합니다.우리 스스로 변화를 해나가지 않으면 발전이 없을 것이고 또한 이 시대와 미래의 의료계의 변화에 뒤처지면 자연 도태될 것입니다.

시대상황도 변하고 의료계의 상황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악법과 의료계를 옥죄는 정책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견수렴을 통한 의사결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현재 의료계에서 중요한 화두는 지역간, 직역간, 그리고 세대간 소통이라고 봅니다. 스스로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바로 혁신을 방해하는 세력이며, 과거와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하지 않으려는 것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2. 의협회장 보궐선거 당시 노환규 전 회장의 정책을 이어받겠다고 했는데 만약 의협회장에 재당선될 경우에도 유효한가요?(조인성 후보 질문)

보궐선거 당시의 지상과제는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과 소통을 기반으로 빠른 회무정상화를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보궐선거는 전임 집행부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것이었고, 의정합의 결과물 등 전임집행부의 정책을 이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38대 집행부는 37대 집행부의 잘한 일은 이어받고 잘못된 일은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37대 집행부의 회원들을 위한 많은 정책과 개혁에 대한 노력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합니다. 38대 집행부도 기본적인 회무의 방향은 회원님들을 위한 의협이었습니다. 오직 회원님들을 위한 회무를 하는 것이 회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 최대한 공정한 선거를 약속하셨습니다. 현직 협회장으로서 선관위의 중립과 엄정한 공정 선거를 회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은 무엇입니까? 만약 추후에 이 약속을 어긴 것이 확인된 경우 어떻게 책임질 예정입니까?(조인성 후보 질문)

의협특성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조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나온 질문이라고 여깁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윤리위원회와 같이 회장으로부터 독립적인 구조이며 선거에 관한 모든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장하고 있으며 회장이라고 해도 그 독립성을 훼손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가 보궐선거로 회장이 되기 전에 구성됐습니다. 현 회장으로서 공정한 선거에 대해 여러 차례 밝혔고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모든 결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할 것이며 모든 후보들은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보궐선거 당선 후 처음부터 너무 재선만 염두에 둔 관계로 과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존재감을 상실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일부의 평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귀 후보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이용민 후보 질문)

취임당시의 의협의 상황을 한번 되돌아 보시길 바랍니다. 의협 현직회장의 불신임이라는 사상초유의 사건으로 인해 우리 내부는 극도의 갈등과 혼란 속에 있었습니다. 임총 결정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신청도 기각되면서 더욱 갈등의 골은 깊어 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회장이 되고나서 오직 회원님들만 바라보며 회원님들의 뜻에 따라 회무를 해왔고 협회의 빠른 안정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는 오로지 회원님들의 지지와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며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만일 눈에 보이는 성과와 이미지 메이킹에만 주력해서 현안에 과감하게 접근하느라 각 직역과 세대를 아우르지 못했다면 의협의 혼란이 계속됐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보궐로 당선돼 약 8개월간의 잔여임기에 존재감을 보여주기 식의 새로운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한다는 것도 무리였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후보자 등록 끝까지 재출마에 대해 고민했고, 협회의 안정속에 혁신을 통해 강한 의협을 만드는 것이 우리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보궐임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온전한 임기에서 온전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5. 귀 후보는 노환규 전 회장이 내부개혁, 즉 대의원회 개혁을 위해 사원총회를 추진하다가 탄핵된 후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보궐선거에 출마해 노 전 회장의 적극적 지지 아래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당선된 직후부터 내부개혁을 포기함으로써 회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차기 의협회장 선거를 염두에 둔 계획된 행보였는지 답변 바랍니다.(송후빈 후보 질문)

제가 회장이 되고나서 오직 회원님들만 바라보며 회원님들의 뜻에 따라 회무를 해왔고 협회의 빠른 안정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큰 비중을 두고 추진했던 것이 소통과 화합을 통한 내부개혁이었습니다.

내부개혁에 대한 논의는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를 통해 민초의사들의 뜻이 반영될 수 있기 위해 정관에 있는 산하단체 뿐 만아니라 회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대표단체의 대표들이 참여하도록 한 사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정관개정안에는 회원투표제를 포함한 회원들의 뜻이 직접 반영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안이 있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임시총회에서는 다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미 수 차례 밝혔듯이 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입니다.

6. 의협 회장에 당선될 경우 규제 기요틴 철폐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무엇입니까? 또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일명 규제기요틴 자문회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답변 바랍니다.(송후빈 후보 질문)

정부의 규제기요틴 정책에 포함된 114건의 과제 중 보건의료분야는 12개입니다. 이 중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는 것은 의료법 등에서 구분하고 있는 의사-한의사의 면허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처사로서 회원님들의 진료영역을 초토화시키는 핵폭탄으로 작용할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회원님들의 권익을 지켜드리고자 지난 1월 차가운 의협 앞마당에서 보건의료 기요틴 저지를 위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진행한 것입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서 엑스레이, 초음파, CT 등에 대해서는 사법부에서도 한의사들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허용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범의료계 비대위에서 지금도 매주 실무회의와 전체 회의를 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중에 있으며, 제가 실무팀으로부터 보고받기로는 대국회 여론조성 활동과 정부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규모의 의사총궐기 여의도 집회는 선거철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잠시 미룬 상태이나 대국민 홍보와 우리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보건의료 기요틴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제39대 의협 회장에 당선될 경우 회무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현행 의료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보건의료 기요틴 자체가 전면 철회됨으로써 회원님들의 권익이 지켜질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7. 전공의 생존권보장을 위해서는 수련평가기구 독립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기구의 독립을 위해서는 병협과 상충된 의견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최악의 경우 병협과 의견조율이 안된다면 전공의 노조 설립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전공의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귀 후보의 의견을 묻습니다.(송후빈 후보 질문)

의협에서는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와 체결한 제2차 의정합의시 수련환경평가 독립성 강화를 위해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를 구성·운영해 줄 것을 정부와 합의했습니다.

현재 전공의 수련기관의 지정, 정원책정 등의 업무가 병원협회 병원신임위원회에 위임돼 운영되고 있다 보니 신임평가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전공의 인권과 환자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라도 열악한 근무환경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38대 집행부의 대국회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전공의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전공의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2만여명의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