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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기초의학자' 15년내 씨 마른다

'의사 출신 기초의학자' 15년내 씨 마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3.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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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의사 기초의학자 3분의 2 은퇴
이혜연 교수, 기초의학 수련과정 표준화 필요성 강조

이혜연 대한의학회 기초의학이사
대한민국의 기초의학을 이끌어갈 '의사 기초의학자'가 고사 직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는 지난해 12월까지 약 15개월 동안 기초의학 육성안을 위해 만들어진 대한의학회 TFT를 통해 기초의학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개 기초분야의 교수 가운데 의사비율은 절반도 안됐다. 특히 앞으로 15년 이내에 많은 의사 기초의학자가 은퇴를 앞두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대한의학회 기초의학 TFT에 따르면 해부학·생리학·약리학·미생물학·생화학·기생충학과 같이 전문의제도가 없는 6개 기초분야의 교수 중 의사비율은 평균 50%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년 내에 의사 기초의학자의 3분의2인 323명이 은퇴할 예정이며, 현재 45세 미만인 의사 기초의학자는 전국을 합쳐 60명을 넘지 않았다. 6개 분야를 합쳐도 젊은 기초의학 교수는 학교 당 평균수가 2명도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혜연 대한의학회 기초의학이사는 "대한민국의 최상위 인재들이 의과대학에 지원하고, 이러한 인재를 바탕으로 국가는 바이오 미래전략을 펼치기 위해 필요한 융합중개연구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집중투자하고 있지만 융합중개연구의 주요인프라를 담당해야 할 의사 기초의학 연구자는 고사 직전"이라고 말했다.

또 "기초의학에 헌신하는 의사들이 없다보니, 우수 인재인 의사를 진료영역에서 의과학계 인재로 유도해 의료산업화 인재로 활용하려는 여러 지원책들이 제안되고 있지만 이런 정책만으로 기초의학의 인재 고갈이 해결되기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이번 조사 결과, 전문성을 갖춘 연구 분야 인력이 문제이기 이전에 의학교육의 바탕이 무너질 만큼 기초의학 분야의 인재 고갈이 시급했다"며 "의사 기초의학자 고갈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의학이 전문화·세분화 되다보니 최신 의학교육은 통합교육을 추구하게 되는데, 임상과 기초의학을 단순히 통합하는 것은 지식을 틀에서 찍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기초를 탄탄히 배우고 익혀서 어떠한 문제에 마주치든 그 지식을 활용해 해결할 창의적 능력을 갖춘 의사가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료현장에 꼭 필요한 지식만을 갖춘 의사를 단기간에 대량 양성하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이사는 "임상의사만 육성하고, 연구는 의학을 배우지 않은 생명과학자들에게 맡길 수 없다"며 "의과대학 재학생 가운데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는 기초의과학자 육성지원 정책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공적인 의과학자 육성에 가장 시급한 것은 기초의학자 육성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표준화된 수련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표준화된 수련시스템과 인증제도는 앞으로 임상의학을 전공하다가 기초의학으로 전환을 하는 인재, 임상수련과정에서 기초의학과 교류가 필요한 인재, 세부전공의의 연구능력 함양을 위한 수련시스템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의학계가 내부에 인재 인프라가 탄탄해야만 관련된 다른 학문과의 융합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점도 언급했다.

이 이사는 "기초의학의 교수들도 기초의학이 임상의학과 괴리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대학은 우선 내부에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시너지와 융합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두 분야의 전문가들의 토론과 수다, 세미나가 끊임없이 열리는 생기 있는 학교가 되는 멋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학문과 교육의 현장인 대학에서조차 기초학문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존중 받지 못한다면 의학의 미래는 없다"며 "의학에서 한 몸인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이 남한과 북한처럼 갈라져, 서로 갈수 없는 나라가 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모든 의사들이 제대로 된 기초의학교육을 받고, 과학적 사고능력을 향상시키면, 임상 현장에서 문제해결 능력이 증가되고 새로운 진료법을 스스로 찾아나가게 될 것"이라며 "충실한 기초의학교육이 시행되도록 대학평가기준과 제도를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초의학종합평가를 의사국가고시응시 자격시험으로 제도화해 기초의학교육의 기본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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