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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비골'...올바른 의학용어는?

'코뼈' '비골'...올바른 의학용어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2.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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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별로 다르게 사용하는 의학용어 표준화 추진
의협, 워크숍 열어 의학용어집 6판 개정작업 논의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실무위원회는 27일 의협회관 3층 회의실에서 '2015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 워크숍'을 개최했다.
전문학회 별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의학용어를 표준화시키기 위한 논의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실무위원회(위원장 손승국)는 27일 오후 1시 '2015년도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 워크숍'을 열고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의 역사 및 주요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 표준화된 의학용어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1977년 약 2만여개의 의학용어가 수록된 <의학용어집> 1판을 발간한 이후 지금까지 5판이 발간됐지만 여전히 외래어·한자어 등이 혼용되고 있고, 전문 학회별로 이해관계가 복잡해 용어가 통일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날 워크숍에서 이혜연 의협 학술이사는 "의협은 의학용어집을 6년∼9년 주기로 5판을 발간해 의학 전문용어를 이 땅에 정착시켰다고 자부하며, 이러한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의학용어집 6판을 구상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작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 전문학회 용어위원회와 체계적인 의사소통과 의학 각 분야 간의 상호 의견교류가 절실히 필요해 의학용어 워크숍을 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의학용어집의 역사 및 주요 변천 과정(손승국 연세의대 교수) ▲대한의사협회 권장용어 소개(서연림 성균관의대 교수·김주한 한양의대 교수) ▲전문용어에서의 한자의 유용성, 한계성 및 고유어 활용(송영빈 이화의대 교수) ▲의학용어제작과 순화의 원칙, 기술적 관점 및 실제 활용(은희철 서울의대 명예교수)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각 전문학회의 의학용어에 대한 의견과 현황을 듣고, 토론했다.

 
먼저 손승국 교수는 "의학용어 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전문학회 간 다른 의학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여전히 한자, 외래어, 일본식 용어를 사용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복잡한 한자용어와 외래어가 아무런 비판과 저항 없이 들여와 우리 의료계에 혼란과 불편을 초래했다"며 "이에 따라 표준화된 의학용어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의학용어집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의협은 39년 동안 의학용어를 정리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의협의 고유사업으로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 의학사에 있어 크나 큰 공헌을 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며 "선배들의 이러한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한 층 진보된 의학용어집 제6판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작업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동안 이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의협 용어위원회 뿐만 아니라 의학회 내의 각 전문학회 용어위원회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라 판단하며, 따라서 각 전문학회 내의 용어위원회 및 의학 각 분야 간의 체계적인 의사소통과 상호 의견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한 개의 의학용어에 대해 관련학회의 의견이 매우 다르다"며 "실제로 의학용어집이 5판까지 만들어지면서 'nasal bone'이라는 용어는 '비골'이라고 용어집에 수록됐다가 다시 '코뼈'로 바뀌고, 또 다시 '비골'과 혼용해 사용되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의학용어집에는 'spasticity'이라는 용어는 3개 전문학회에서 '경직'·'강직' 두 개의 용어를 모두 사용해 혼동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워크숍은 이러한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현실의 틈을 조금이라도 좁히려는데 있다"며 "그 때 그 때 다르게 사용하는 의약용어를 표준화시키고 정칵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주한 교수(의협 의학용어실무위원)와 서연림 교수(의협 의학용어실무위원)는 기초와 임상분야에 대해 각각 대한의사협회의 '권장용어'을 소개했다.

은희철 교수는 "의학용어가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용어위원회가 합리적으로 구성돼야 하며, 위원들을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하고, 활발한 자료수집 및 토의과정을 거쳐 용어를 하나로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학용어가 어렵지만 이미 방송매체를 통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경우는 순화된 용어가 정착되기 어렵다"며 "대표적인 예가 '골다공증'을 '뼈엉성증'으로 바꾼 것인데, 이러한 경우는 의학용어집에서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 전문학회의 의학용어에 대한 의견과 현황을 듣는 자리에서는 각 학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의학용어집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성근 교수(대한안과학회 의학용어위원)와 김영모 교수(대한정형외과학회)는 "학회에서 정한 표준 의학용어가 가장 적당하다"며 "의학용어집 개정 과정에서 학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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