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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약사회 총회에서 쫓겨난 이유가?

기자들 약사회 총회에서 쫓겨난 이유가?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2.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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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교육비 4670만원 행방 묘연 비리의혹 제기
세월호 침몰 봉사약국 운영 격려금 유용설 등

"기자들은 나가주세요."

대한약사회 직원들이 26일 열린 제61회 정기대의원 총회 도중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총회장을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조찬휘 약사회장과 집행부가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회계비리 의혹을 제기한 대의원들의 지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자 약사회측이 언론 보도를 우려한 나머지 취한 조치다.

이날 언쟁은 K대의원이 약사 연수교육비 지출 예산을 문제삼으면서 불거졌다. 약사회 총회 자료<사진>에 따르면 약사회는 지난해 4·6·10·12월 1300여명의 약사 연수교육을 실시하면서 연수교육장 대관료로 4670여만원을 지출했다.

약사회 회계비리 의혹이 불거진 대의원회 총회 자료. 문제가 된 대관료 항목과 그 아래 식대 항목이 보인다.

4번의 교육 중 한 번은 약사회관에서 나머지 3번 서울 강남의 P회관을 이용한 것으로 총회 자료에 나와 있다. 준호텔급인 P회관은 결혼식장으로도 대관하는 곳이다.

문제는 K대의원이 P회관의 경우 별도로 정해진 대관료가 없다며 해명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약사회가 운영하는 약사회관 역시 대관료가 없기 때문에 대관료로 나간 4670만원이 문제가 됐다.

K대의원의 문제 제기에 연수교육을 담당한 약사회 H제약유통위원장은 교육받은 약사 회원 한 명당 밥값을 내야 하기 때문에 밥값을 대관료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H위원장의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

대관료 지출 항목 바로 아래 교육참가 약사회원 식대 등으로 7700만원을 지출한 또 다른 항목이 있었기 때문.

곧바로 식대 7700만원과 대관료 4670만원이 중복돼 비용으로 잡힌 이유를 따져 묻는 대의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총회장을 뒤덮었다.

대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H위원장은 "생업이 있는 상황에서 약사회 집행부로 짬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했는데 몰아치기만 한다"며 해명대신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의원들은 집행부 누구로부터도 책임있는 해명을 듣지 못하자 인내력에 바닥을 드러냈다.

대의원회 의장은 "상황을 파악해 총회 이후 대의원들에게 해명하겠다"며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그럴 수는 없다"는 일반 대의원들의 완강한 대답이 되돌아 왔다.

집행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비난은 이같은 난맥상을 짚어내지 못한 4명의 감사에게도 향했다.

감사들은 K대의원이 문제 제기를 하기 전에 회계상 문제가 없다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감사들의 해명은 집행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P감사는 "감사들이 관련 영수증 등을 볼 여력이 없었다"며 책임이 없다는 듯한 발언만 되풀이 했다.

특히 P감사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팽목항 실내체육관에서 100일이 넘도록 봉사약국 운영을 지원한 직원들에게 격려금으로 일부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회계 난맥상은 회비 유용문제로까지 확대됐다.

감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직원 격려금을 정부 위임사업인 회원 연수교육비 항목으로 부당하게 유용한 꼴이 된다.

감사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 해도 문제다. 대관료 4670만원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하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대의원총회 개최 4시간이 넘도록 감사보고서 발표도 마무리짓지 못하자 "4670만원의 행방(?)을 찾아 해명자료를 총회 이후 대의원에게 전달하겠다"며 무마했다.

대의원들은 명쾌한 해명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총회를 늦출 수만도 없어 의장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조찬휘 회장은 "임기 마지막 총회를 맞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대의원 예상질문과 답변 등을 준비했는데..."라며 이날 총회 파행을 아쉬워 했다.

올해 약사회 예산은 48억5900만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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