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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에서 의학회 떠나면 의협은 무엇을 얻나?"

"대의원회에서 의학회 떠나면 의협은 무엇을 얻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2.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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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익 대한의학회장 "의학회 대의원 = 교수 인식은 잘못"
"총회 불참 탓하기 전에 대의원회 혁신하고 논의폭 넓혀야"

2015년을 맞이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대한의학회가 이슈의 중심에 서는 일이 많아졌다. 먼저, 그동안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실시한 전문의 자격시험이 대한의학회로 이관된 첫 해여서 대한의학회가 전문의 시험의 질 향상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주목받았다.

다음으로 지난 1월 25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한의학회에 배정된 대의원 수를 줄이는 정관개정안이 상정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날 임시대의원총회에 상정된 정관개정안은 대의원 정수를 현행 250명으로 유지하되 고정대의원 수를 112명에서 79명으로 줄이고, 특히 대한의학회에 배정된 대의원 수를 현행 50명에서 35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대한의학회 관계자들은 대의원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의학회 대의원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 일부 대의원들은 참석률이 저조한 의학회 소속 대의원들은 대의원회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그 어느 때보다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의학회의 속 얘기가 궁금해 김동익 대한의학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편집자주>


 ▲김동익 대한의학회장 ⓒ의협신문 최
Q. 그동안 대의원회 총회에 많이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한 7∼8년 정도 참석했는데, 늘 정관개정이 논의의 중심에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정관개정 특별위원회에 2차례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총회에서 대한의사협회장 선출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꾸는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 대의에 따라 회장을 선출하는 간선제로 바뀌다 보니 대의원의 역할과 선출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 아닌 선거인단을 별도로 구성해 회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대의원들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의원회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선거인단을 구성해 회장을 선출하도록 한 것은 대의원회가 대의 기구로서 임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있고, 체제 또한 잘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Q. 지난 1월 25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나?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대의원을 어떻게 선출하느냐가 논의됐다. 직선제 형태로 대의원을 선출한다는 것이 근간이었는데, 이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이 밖에 대의원 선출을 직선 형태로 하면 대한의학회 배정 대의원은 어떻게 선출할 것인가도 논의됐다. 대한의학회 배정 대의원이 대의원총회에 열심히 참석했느냐도 쟁점이 됐다.

Q. 대한의학회 배정 대의원 수를 줄이는 안이 상정됐다.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의원 수를 조정하기 이전에 대의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대의원의 역할이 무엇인지가 먼저 논의가 돼야 한다. 그리고 학술단체로 구성된 대한의학회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한의학회 대의원을 대학교수들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한의학회는 158개 의학 학술단체의 모임이라고 봐야 한다. 회원 수가 2000여 명이 넘는 학술단체가 20∼30개 있다. 또 그 안에는 대학교수가 아닌 회원들도 많다.

그러므로 대한의학회는 학술단체를 대변하고, 학술단체의 리더들이 참여하는 단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한의학회를 대학교수들의 단체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김동익 대한의학회장 ⓒ의협신문 최원석
Q. 대한의학회 배정 대의원들의 총회 참석률이 늘 문제가 됐다.
내과, 외과 등 학회 대표들이 대의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참석률이 저조했다.

참석률을 따지기 전에 그동안 총회에서 논의됐던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정책 이슈들이 논의됐지만 대부분 학술단체 대표들이 흥미를 갖기에는 동떨어진 안건들이 많았다.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없고, 관심 밖의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 두 번 참석해본 대의원들은 지레짐작으로 참석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Q. 대한의사협회, 그리고 대의원회가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를 총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의원회가 조금 더 혁신하고, 회장선출 등에만 초점이 맞춰진 논의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주제도 다뤄야 한다.

지난 임시총회는 대의원회가 앞으로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이 설정돼 있지 않은 가운데 대의원 수만 논의하는 것이어서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대의원 수를 조정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었다. 대의원회가 좀 더 본질적인 논의를 하는 기구가 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AMA(미국의사협회)에서 논의되는 주제를 보자. 소속된 의사들이 모두 관심을 두고 총회를 끌고 가는 구조다. 이 시점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의협이 과거 10여 년 동안 주로 무엇을 대변해왔고, 무엇을 논의해왔는지 살펴보고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개원가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리고 회장 선출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었다. 주제가 포괄적이지 못하고 너무 한쪽에만 치우쳤다. 이에 대한 반성이 선행된다면 대한의학회 대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일부 대의원들이 대한의학회는 이제 의협에서 떠나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발언을 한 대의원의 생각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다. 대한의학회는 의협의 모체 중에 모체이다. 그런 정신을 누구나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대한의학회가 떠나면 의협은 무엇을 얻겠는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의협이 어떤 존재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Q. 올해 대한의학회가 처음으로 주관한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크게 바뀐 것이 있나?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당사자들의 느낌이 중요할 것 같다. 당사자들은 의협에서 주관하는 것과 대한의학회에서 이관돼 시행한 것에 대한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고시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전문의 자격시험 고시가 앞으로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시험 관리의 주체가 된다는 부분, 그리고 위임받아서 대리한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협이 의학회에 이관해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시험을 직접 관장하는 의학회에서는 행정 라인과 명령체계가 불명확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김동익 대한의학회장 ⓒ의협신문 최원석
Q. 지난해 11월 오픈한 수련·평가센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수련·평가센터는 전문의 자격시험을 비롯해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개발 및 평가, 세부·분과전문의제도 인증 등 우리나라 전문의제도의 혁신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는 직원 2∼3명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센터를 확대해 시험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또 평가의 적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현실에 맞는 시험 시스템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4년여 동안 수련 받은 것을 하루 만에 평가하는 것보다 단계별 평가, 그리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련과정에서 수시로 평가할 수 있는 구조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 나서 종합평가를 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수련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시험 등록 시스템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Q. 최근 전임의 수련환경에 대한 보고서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보건복지부 연구용역 과제로 보고서가 완성됐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대한의학회는 전임의 실태조사를 현시점에서 정확하게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어떤 의도로 전임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는지, 그리고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의학회와 보건복지부의 생각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의학회에서는 전임의 수련환경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는 아직 얘기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Q. 실태조사를 계기로 전임의 수련체계에 대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렇다. 많은 전임의가 병원에서 근무하고, 역할 또한 커졌다. 이제는 더는 내버려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보고서가 정식으로 오픈되면 전임의 과정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관련 의학 교육을 하는 사람, 병원,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한 예로 대형병원에서 200∼300여 명의 전임의가 근무하고 있지만 이를 전담하는 부서나 책임자가 없다. 담당 부서와 책임자, 그리고 전임의들의 이익을 대변할 전임의 단체가 정말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전임의는 전문분야가 세분돼 있다 보니 전임의 단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세부전문과목을 공부하고 있으므로 표준화가 꼭 필요하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실태조사를 하면서 기존 30∼40년 동안 자연스럽게 생긴 전임의 교육체계에 대해 제대로 자료를 만들어 본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개선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임의 문제는 어느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모두 다르다. 병원 경영하는 입장, 진료과에서 보는 입장, 학회에서 보는 입장이 모두 다르다. 학회에서는 전임의들이 학회의 능력을 키우는 모체가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련환경 개선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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