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췌장 이식 받은 10명 중 9명 당뇨 '완치'
췌장 이식 받은 10명 중 9명 당뇨 '완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2.12 15:2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슐린 치료 필요 없는 이식편 췌장 생존율 87%, 당뇨 고통 해방
한덕종 교수, "췌장이식은 당뇨병 근본적 치료...조기 이식 중요"

췌장이식은 1992년 7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시행된 이후 최근 23년 간 그 성공률이 크게 향상 되면서 당뇨병 완치의 길을 열고 있다.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한덕종 교수(오른쪽)가 2005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뇌사자가 아닌 생체 췌장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걸리면 평생 고통을 받는 당뇨병.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망가지면서 신부전증, 당뇨족, 실명 위험과 같은 합병증의 고통 속에 끊임없이 약을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질환이다.

이처럼 평생 고통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만 해야 하며 완치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당뇨병 치료에 췌장이식이 당뇨 완치의 희망을 보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한덕종 교수팀은 지난 1992년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을 시행한 이후 최근까지 인슐린 치료를 해도 혈당 조절이 잘 안되거나 만성 신부전증 등 심각한 당뇨 합병증이 발생한 271명의 환자들에게 췌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이식받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이식 편 췌장 생존율이 87%(1년)로 확인돼, 당뇨병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이 췌장이식 직후부터 인슐린 주사를 끊었고, 오랫동안 환자를 괴롭혔던 당뇨 합병증의 진행도 사라져 당뇨병을 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이식 후 환자 생존율 분석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95.7%(1년), 91.2%(5년), 89.3%(10년)를 달성해 췌장이식이 삶의 질과 함께 장기 생존을 보장하는 당뇨병 근본 치료법으로 완전히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덕종 교수는 "최근 이식수술의 기술 및 면역억제제의 발전과 수술 후 관리의 경험이 쌓이면서 췌장이식 성공률이 크게 향상됐다"며 "인슐린 주사나 당뇨병 약은 당뇨를 완치시키기 어렵지만 췌장이식은 당뇨병 완치의 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정상적인 장기를 대체해 인슐린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췌장이식은 시행 초기 뇌사자 기증의 절대적 부족 및 낮은 성공률과 이식 후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3년 간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 온 끝에 높은 생존율과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다.

 

건수

이식편 췌장 생존율(%)

환자 생존율(%)

1년

5년

10년

1년

5년

10년

92.7∼

2015.1

271

(국내최다)

87.0

76.9

67.3

95.7

91.2

89.3

92.7∼

2005.12

57

64.9

47.4

-

87.7

80.6

-

2006.1∼

2015.1

(※06년부터 매년

두 자리수 시행)

214

96.7

(세계최고)

87.3

(※세계최고)

-

97.9

(※세계최고)

95.0

(※세계최고)

-

<표1> 서울아산병원 췌장이식 생존율 분석.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7월 신부전증을 수반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신장 및 췌장 동시 이식이 시행된 후 2005년까지 매년 한 자리 수에 그친 췌장이식은 2006년 23건을 시작으로 그 후 매년 두 자리 수를 기록하며 9년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최근 2013년, 2014년에는 가장 많은 38건이 각각 시행됐다.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인 2006년부터의 치료 효과는 세계 최고로 나타났다. 이식편 췌장 생존율은 96.7%(1년)와 87.3%(5년)를 보여 당뇨 완치를 가능하게 하는 본격적 궤도에 완전히 올랐다.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오랫동안 겪은 당뇨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

또 환자 생존율에서는 97.9%(1년), 95.0%(5년)를 기록했는데, 이는 췌장이식의 메카로 불리며 2000례 이상의 췌장이식으로 세계 최다 수술을 자랑하는 미네소타 대학병원의 97%(1년)를 뛰어넘는 성과로,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치료법으로 확립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71례의 췌장이식 환자 유형 분석에서는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 자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제1형 당뇨병 환자가 202명, 체질량지수(BMI)는 정상이며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슐린 치료를 받지만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69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유형

이식형태 유형

기증 유형

271명

제1형 당뇨 202명

제2형 당뇨 69명

신췌장 동시이식 146명

췌장 단독이식 90명

신장이식 후 췌장이식 35명

뇌사 253명

생체 18명

  <표2> 서울아산병원 췌장이식 유형 분석.

이식형태 유형에서는 췌장 단독으로 이식을 받은 환자가 90명, 당뇨 합병증으로 신부전이 동반돼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 받은 환자가 146명, 먼저 신장이식을 받고 일정시간 경과 후 췌장이식을 받은 환자가 35명으로 파악됐다.

즉, 조기 췌장이식을 받지 못해 만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 발생으로 신장이 망가져 결국 췌장과 더불어 신장까지 이식해야 했던 환자가 전체 271명 중 66.7%인 181명에 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한덕종 교수는 "당뇨가 지속될수록 망막질환·말초혈관질환 등 관련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져 결국 환자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인슐린 치료가 어려운 당뇨 환자가  발생 초기에 췌장이식 수술을 하면 다양한 합병증을 막고 환자 생존율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나중에 신장이식을 따로 받아야 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식수술은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등 계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지만 최근 면역억제제의 개선 및 약제의 병합요법에 따라 수술 후 환자들이 겪는 문제점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즉 췌장이식 수술은 이식 후 관리가 동반되지만 당뇨의 고통과 인슐린 치료를 겪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갖는다"며 "췌장이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췌장이식 수술은 인슐린 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1966년 미네소타대학에서 시작된 이후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300여 개 이상의 이식센터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2만 7000명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세계적 췌장이식센터와 비교해 그 수준이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활성화 되지 못해 2014년 12월까지 374례에 그치고 있다. 또 뇌사 기증자의 절대적 부족과 췌장이식에 관한 인식부족 등이 원인이어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