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대책특별위원회, 2011년 한의사 X-선 검사 대법원 판결문 제시
대법원 판결문 '진단용방사선 발생장치 규정 면허범위 규정 아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국내 5개 대형 로펌(법률회사) 법률자문을 인용, "의료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보건복지부령인 '안전관리책임자 자격기준'에 한의원과 한의사를 추가하면 한의사도 X-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엉터리로 법률자문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3일 대법원이 2011년 5월 26일 판결한 판결문을 제시하며 "한의사협회의 주장은 거짓임이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당시 대법원은 한의사가 X-선을 이용해 성장판검사를 한 사건에 대해 "구 의료법 제37조 제1항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으로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위험에 따른 의무를 부과하기 위하여 규정한 것이지 한의사와 의사의 면허 범위에 관한 것을 규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를 근거로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인 이 사건 측정기를 사용하여 성장판검사를 한 것을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의료체계의 이원성과 의료법에 규정한 의료인의 임무·면허범위에 비춰볼 때 의료기관에 한의사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에 안전관리책임자를 둬야 하는 의료기관에 한의원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이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의사의 X-선 검사에 대해 불법임을 명확히 했다.

한특위는 "의료법 제2조에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하고, 한의사는 한방의료와 한방보건지도에 종사함을 임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27조에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

또 "X-선·초음파·CT검사 등에 대한 법원 판례에서도 '어떠한 진료행위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인지 아니면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해당 진료행위가 학문적 원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며 한의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특위는 "의료법상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 범위는 상호 배타적이며, 엄격히 구분하고 있고, 사법부에서도 일관되게 의사와 한의사 면허간의 상호배타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법 제37조와 이에 따른 보건복지부령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의무와 관련된 조항일 뿐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대한 조항이 아니라는 사법부의 일관된 논리적 판단을 종합해 볼 때 한의협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사법부의 판단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한 한특위는 "로펌을 통해서 받았다는 법률자문의 전문을 공개해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송성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