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들 성과 일궈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연간 1만명을 넘고 있다. 하루 평균 28명이 길거리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를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점을 꼽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Shock Trauma Center'를 자랑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의대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로 근무해 온 곽 홍 전 미주한국인의사회장은 벌써 20년이 넘도록 고국을 드나들며 응급의료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교통사고 환자를 1시간내에 수술대에 올려 놓아야 목숨을 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99%는 어렵습니다. 현재 한국의 응급의료체계로는 가망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교통사고에서 건져내려면, 정부 차원의 사고 예방대책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한국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곽 홍 전 미주한국인의사회장은 51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메릴랜드의대 흉부심장외과에서 수련을 받고 최근 은퇴전까지 줄곧 이곳에서 일해 왔다.
그러던 중 89년 11월 교통사고를 당한 절친한 친구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치료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숨지자, 강한 충격을 받고 한국의 응급의료 문제에 관심을 갖기로 결심했다. 이후 그는 개인의 휴가를 이용, 1년에 두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복지부장관 등 정부측 인사와 의료계 대표들을 만나면서 “법체제를 마련하여 응급의료 문제를 시급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다녔다.
그의 끈질긴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결국 지난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응급의료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많은 첨단 장비와 의료진이 확보돼야 합니다. 수술장에는 항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이 상주해야 하는데, 한국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이는 현행 응급의료수가의 원가보존율이 50%를 밑돈다는 연구결과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권역별로 선진국 수준의 응급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외상센터가 설립되어야 교통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로 인한 인명을 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곽 전 회장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한국을 방문했다. 최근 의협을 찾아 신상진 회장에게 응급의료의 중요성을 전했으며, 13일 의료정책연구소가 개최한 정책포럼에도 참석, “한국이 하루빨리 응급의료체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응급의료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헬기 확보 등 기금확충 방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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