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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린 환자 예술적 재능 보여 눈길

치매 걸린 환자 예술적 재능 보여 눈길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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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 전두측두엽 치매에 음악치료 가능성 보여줘

조한나 교수
치매에 걸린 환자가 예술적인 재능을 보였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치매에 걸린 후 환자가 뛰어난 음악적 학습능력을 보인 것으로, 음악치료가 치매환자의 인지재활의 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치매 발병 이후에는 이미 학습했던 기능을 소실하는 것이 질병의 경과이다. 그러나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 중에서 드물게 질병 발병 이후에 예술적인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조한나 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와 나덕렬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는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에서 발병 후 색소폰 학습'(Postmorbid learning of saxophone playing in a patient with frontotemporal dementia)이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연구대상 환자의 경우 이전에 전혀 음악적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으나, 전두측두엽 치매를 진단받은 이후 색소폰을 새로 배워서 약 10여곡을 직접 연주했다.

이 환자는 58세 남자 환자로 약 3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된 성격의 변화와 이상행동으로 내원해 전두측두엽 치매를 진단받았다. 전두측두엽치매는 판단과 계획,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과 언어를 담당하는 측두엽에 발생하는 치매로 일반 치매와 달리 기억력에 문제가 없기에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환자는 이전에는 내성적이고 온화한 성격이었으나, 내원 3년 전부터 화를 자주 내고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기도 하고 공격적으로 성격이 변했으며, 이와 함께 사회생활이 어려워져서 권고사직을 당하게 됐다.

이 당시 전두측두엽 치매를 진단받고 보호자인 부인의 권유로 색소폰을 시작하게 됐으며, 동네 색소폰 학원에서 매일 2시간씩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반 정상인보다 색소폰을 습득하는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렸으나, 반복적인 학습과 노력으로 약 1년 후에는 약 10여곡의 곡을 스스로 연주할 수 있게 됐다. 보호자에 따르면 악기 연주 후에 공격적인 성향도 이전보다 많이 누그러지게 됐다.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조한나 교수는 "음악을 전혀 배우지 않았던 환자가 치매 진단 후 음악적으로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인 것은 국내외적으로 이번이 처음으로 매우 희귀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또 "치매 환자들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학습이 드물게 가능하며, 악기를 연주하는 일종의 음악치료는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들에게 하나의 인지재활 치료의 하나로 사용할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한편, 아쉽게도 이 환자는 처음 치매 진단 후 4년이 지난 2014년에는 색소폰을 불지 못할 정도로 다시 치매가 악화됐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뉴로케이스(Neurocase)>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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