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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신약으론 안된다. 최고 신약이어야 한다."

"그냥 신약으론 안된다. 최고 신약이어야 한다."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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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 ④] 김정우 종근당 부회장

김정우 종근당 부회장

"의약품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개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혈압 치료제 같은 대형 품목을 만들면 뭐하나? 안 팔리면 그만이다. 그래서 종근당은 계열 약 중 최고(best in class)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 신약이든, 개량신약이든 제네릭이든 마찬가지다."

김정우 종근당 부회장은 포장을 싫어한다. 선물을 받거나 줄 때에도 포장을 최소화한다. 내용과 내실이 중요하고 포장은 허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업 성과에서도 질을 중요시한다. 김 부회장이 매출 규모보다는 이익률을 우선하는 이유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5~6%로 적지 않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내실있는 성장이었는지에 대한 자체적인 반성이 있다.

올해 역시 경영성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도 하고 있다. 올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개량신약만 7~8개지만 대부분 올 하반기에 출시돼 내년 매출로 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종근당은 신약 개발과 '베스트 인 클래스'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약과 관련해서는 기존 약리연구실을 약리연구실과 비임상연구실로 확대 개편해 신약 후보물질을 적극적으로 찾기로 했다. 자체 개발뿐 아니라 외부와 공동연구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해외진출을 위해 글로벌 전임상과 임상연구를 시작하고 글로벌 개발을 위한 라이센싱 아웃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종근당의 눈에 들어온 신약 후보물질로는 고도 비만 치료제 'CKD-732'가 있다. CKD-732는 지방 대사를 활성화해 항비만 효과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중추 신경계를 표적으로 하는 항비만 치료제보다 약효가 좋고 새로운 기전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미 미국 자프겐에 기술 수출돼 희귀질환 치료제로 임상 3상 중이라 적응증 전환만 하면 미국 시장에 신속히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1년 미국 제약 연구저널인 <R&D 디렉션스>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혁신신약으로 선정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항암제 'CKD-516'와 'CKD-581'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종근당의 신약 물질이다. CKD-516는 종양 내 혈관을 파괴해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기전으로 종양혈관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해 작용한다. CKD-581는 히스톤 디아세틸라제를 표적으로 하는 후생유전학 조절 항암제로 항암 유전자의 발현을 늘려 종양 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2012년부터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전 임상 실험이 진행 중이다.

고도 비만 치료제 신약 대표 품목 기대

이미 종근당의 대표 품목으로 자리잡은 TZD 계열의 당뇨신약 '듀비에'와 개량신약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는 글로벌 진출을 모색한다.

종근당의 2호 신약이자 국내 20호 토종신약 듀비에는 종근당이 약 14년간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지난해 2월 발매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개발 과정 중에 같은 TZD 계열의 블록버스터 '아반디아'의 안전성 이슈가 불거지면서 종근당의 맘을 졸이기도 했지만 출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출시 첫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 올렸을 뿐 아니라 TZD 제제의 전체 성장률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의약품으로 키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도 밝혔다.

김 부회장은 듀비에야 말로 그냥 신약이 아니라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의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개량신약 텔미누보는 2년간 연간 1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ARB 성분 중 반감기가 가장 긴 '텔미살탄'과 '암로디핀'의 부작용을 극복한 S-암로디핀 성분을 복합해 연간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베스트 인 클래스를 생산하는 종근당의 역량의 토대를 생산시설 업그레이드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서 찾고 있다. 그는 "이미 1974년 바이오 공장을 짓고 1995년부터 3년간 9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시설을 완비했다. 

2012년 대규모 투자를 확대해 바이오동과 세파동, 페니실린동을 지었다. 당시 900억원을 장치산업인 공장을 짓는데 쏟아붓는 결정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부회장은 베스트 인 클래스를 내놓는 것만큼 마케팅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종근당의 마케팅 강화안 중 눈에 띄는 것은 '지역 전문가' 양성이다. 각국의 상황을 잘 아는 지역전문가를 키워 마케팅하는 사업으로 올해 베트남에 지역전문가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리베이트를 주고받던 시대는 끝이 났다. 이제는 잘훈련된 병사를 누가 얼만큼 확보했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회사의 마케팅 강화 목표는 정도 영업이다. 지식과 열정으로 무장한 영업사원을 양성해 한 단계 나아간 마케팅 역량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듀비에와 텔미누보 블록버스터로...

김정우 종근당 부회장
최근 대형 제약사라면 어디나 고민하고 있을 M&A 의지에 관해 물었다. 김정우 부회장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M&A 대상도 "반드시 제약회사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연관 산업이라 할 수 있는 화장품이나 화학, 생물학 관련 회사도 고려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궁합이 맞는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는 "올해로 창립 74주년을 맞은 종근당의 역사를 거울삼아 시대의 흐름을 따라 흘러갈 줄 알면서도 선두 주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 부쩍 직원과 많이 만나 말하기보다 항상 듣기 위해 애쓴다는 김정우 부회장은 소통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종근당이 가야 할 방향을 나만 알고 있으면 안된다. 임원들과 맞춰 호흡해야 하고 직원들과 만나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은 잘 알고 있지만 문제는 실천이다.

결국 습관이 중요하다. 예전과 같이 일방적으로 직원 모아놓고 조회를 열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잘 듣고, 공감해 소통 잘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우 부회장은 "예전에 담배를 끊으려 하다 여러 번 실패한 후 독한 마음을 먹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금연에 성공한 적이 있다. 난 어떤 일이든 21일은 지속해야 습관이 된다고 생각한다. 소통하는 태도를 습관으로 만들어 소통하는 CEO가 되겠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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