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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진료하는 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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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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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중소병원 전국대회에 주제발표차 참석한 이용흥 보건정책국장은 "의약품 오남용 예방, 의약 서비스 수준 향상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민들이 의약분업에 적응하여 가는 등 정착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병원장들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고 보건소와 보건지소를 찾아 처방전을 베껴 사용하고 있다", "분업 초창기엔 병원부터 들르더니 요즘엔 약국부터 방문하여 치료를 받다가 안 나으니까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아졌다", "약국에서 마구 약을 쓰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의약분업의 원칙이 깨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국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12일자 부산일보에는 약국 41곳 중 11곳이 불법 의료행위를 하거나 불법 조제, 판매행위를 하다가 적발됐다는 보도기사가 실렸다. 조사대상이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상당수 약국이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료계 실태조사를 통해 여러차례 드러난 바 있다.

이번에 적발된 약국 가운데 11곳이 진맥 등 한방의료행위를 통해 한약을 불법 조제, 판매하거나, 의약품을 개봉 후 혼합, 보관하는 등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약국, 의원, 도매상 등 총 6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차단속에서는 무허가 의약품 제조, 한약조제약사의 한방의료행위,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부실, 처방전 조제내역 미기재, 의약품 낱알(개봉) 판매, 용기 또는 포장이 개봉된 의약품 혼합 보관 등 모두 약국과 도매상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의료계는 의약분업을 앞두고 국민의 의료관행과 문화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 시행할 경우 의약분업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철저한 준비를 한 후에 실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의약분업 시행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건당국은 "의약분업이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답을 미리 내놓고 짜맞추기식 정책평가로 일관하고 있다. 모 연구기관이 실시한 의약분업 평가 연구에서는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인 의약품 오남용과 불법, 임의조제 항목을 아예 누락한 채 보고서가 제출되기도 했다.

의약분업의 현실이 이러한데도 복지부는 여전히 의약품 오남용이 사라져 의약분업이 잘 정착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의사들의 비협조 때문에 의약분업이 정착되지 않고 있다며 의사직능의 권위를 실추시키는데 팔을 걷고 있다.
먼 부산까지도 필요없다. 가까운 약국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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