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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틴'에 뒤집어진 의료계...장관은 '외면'?

'기요틴'에 뒤집어진 의료계...장관은 '외면'?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1.0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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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하례회 참석한 문형표 장관 형식 발언 그쳐
의정협의 제안한 작년과 대조적 "이런 식이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의료계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지난해(사진 오른쪽)와 달리 올 신년하례회에서는 규제기요틴으로 의료계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의료계와의 소통 강화 등 의례적 인사말에 그쳐 아쉬움을 샀다.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규제기요틴' 정책 발표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수장과 주무부처 장관이 새 해 첫 대면했다.

대한의사협회는 7일 '2015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열고 의협 산하 및 유관 단체 대표들과 올 한해 화합과 협력을 기원했다.

현재 의료계 상황을 감안할 때 이날 관심의 초점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의 대면에 모아졌다. 문 장관은 작년 신년하례회 때도 내빈으로 참석했다. 1년사이에 의협 회장은 바뀌었으나 상황은 거의 똑같다.

지난해 1월 3일 열린 신년하례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원격의료법 개정안의 기습 입법예고로 의협이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뒤 1월 11일 총파업 출정식을 예정한 상태여서 의협 회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면은 의료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문 장관은 "의사들의 인내심은 바닥났다"는 노환규 전 회장의 말에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잘 알고 있으나, 정책 취지를 오해한 것이다. 정부는 보건의료계 전문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특히 '의료계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이후 의정협상이 본격 진행됐다. 의협은 석달 뒤인 3월 10일 총파업을 감행해 결과적으로 장관의 의료계 달래기는 실패로 돌아갔으나, 파국을 막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인상은 심어주었다.

올해 신년하례회 역시 당시 분위기와 다를게 없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 카이로프랙틱 민간 자격 신설, 일반인 문신행위 허용 등을 골자로 한 '규제기요틴' 정책 추진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의료계를 경악케 했다.

의협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긴급상임이사회를 열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한 대정부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불과 일주일뒤 열린 신년하례회에서도 추무진 의협회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법으로 정한 의료행위를 어떻게 '규제'라고 할 수 있나? 의료계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명감으로 똘똘뭉쳐 결연히 저항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오랫동안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 불신이 쌓여왔다. 정부로선 의료계와 대화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다고 반성한다.올해는 의료계와 정부가 마음을 터놓고 서로 믿으면서, 정책의 동반자로서 함께 발전해 나가길 소망한다"며 고위 공무원이 공식석상에서 흔히 할 수 있는 수준의 발언에 그쳤다.

작년처럼 '오해가 있다'며 원격의료, 의료영리화 논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해명하거나, 의정협의체 구성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지 않았다. 행사장에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해 미리 준비한 원고도 없이 즉석에서 축사를 하는 등 의료계 신년하례회 참석 자체에 이렇다 할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행사에 참석한 의료계 한 중견 지도자급 인사는 "의사들이 화가 많이 나있는데 장관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의정 관계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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