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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전임의, 후배 전임의...이 길을 걷는 이유는?
선배 전임의, 후배 전임의...이 길을 걷는 이유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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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교수? 취업? 전임의들의 '솔직 인터뷰'
[의협신문 신년기획] 젊은 의사들의 고민과 희망

<의협신문>은 의사사회에서 약 40%에 가까운 '젊은 의사'를 2015년 신년특집호의 키워드로 삼았다. 2015년 신년 특집호에서 독립된 의사전문가로서의 삶을 잠시 유예한 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노정에 있는 전임의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전공의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보의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가 비빌 언덕이 돼 주고 있지만 경계에 선 그들은 기댈 곳 조차 없이 제도권에서 소왜돼 있다.

몇 년 간의 전임의 생활이 대학에 남는 확실한 발판이 돼주던 과거와 달리 '의사 취준생'에 의미가 더 실리는 상황이다. 

그동안 의사사회가 소홀히 했던 전임의들이 실제로 어떤 조건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지 알아본데 이어, 직접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먼저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현재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선배의사를 만나 과거에는 어떤 고민을 했는지 들어봤다.

다음으로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전임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의사, 마지막으로 취업을 하기 위해 전임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의사를 골고루 만나 지금 무엇이 이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지 들어봤다.<편집자주>

 

"좁아진 '문'…'맞춤 수련' 이뤄져야"(전임의 마친 40대 중반 내과 교수)

- 전임의를 할 때 상황은 어땠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만해도 전임의 과정은 필수가 아니었다. 당시 전공의 수련교육에서 필요

 

한 술기만 배워도 개원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과의사를 하려면 전임의 과정은 필수다.

- 당시에도 전임의가 많았나?

예전에는 전임의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다. 대학에 교수로 남아야겠다고 하는 사람들 위주로 전임의를 했기 때문이다. 지금 한 병원당 200여명의 전임의들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은 전임의들이 많아지다보니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좁아졌다.

- 처우는 좋아졌나?

내가 전임의를 할 때만해도 무급으로 전임의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도 몇몇 병원에서 무급으로 전임의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급여가 인상되는 등 처우는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전공의 업무를 보조하는 일과 진료를 하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근무환경도 개인연구실은 없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 전임의 과정을 다양화 하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모든 전임의들이 획일적으로 수련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교수가 되려는 사람, 입원환자만 담당하는 사람, 또는 당직만 보는 사람 등 그에 맞는 수련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 전임의를 한 기간은 얼마나 됐나?

개인적으로 두 곳의 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했다. 세부전공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공부를 하고 대학에 남으려다보니 두 곳의 병원에서 수련을 하게 됐다.

 

'주변인'에서 '주인'으로…불확실한 미래 '걱정'(교수가 목표인 전임의 2년차)

- 전임의를 하게 된 이유는?

호흡기내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이제 3년차에 접어든다.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학문 자체가 방대해졌기 때문에 전공의 때 모든 술기를 배울 수 없다. 전임의 과정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전임의 200여명 중 절반 이상은 취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수련교육 목표가 제대로 설정돼 있나?

전임의 1년차 정도가 지나서야 수련교육 목표가 있는 것을 알았다.

- 수련과 관련 전공의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환자 케이스에 대한 경험이 많아지는 것 같다. 또 교수와 더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전공의 때는 주변인 같았는데, 전임의가 되니 소속감이 더 생긴다.

- 진료와 교육, 그리고 연구 가운데 어느 것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나?

진료에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상대적으로 교육은 그렇게 많지 않다.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에서 돋보이려면 연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거나 교수의 일을 지원하는 일을 주로 한다.

- 급여에 대한 만족도는?

선배의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이 더 많은 것 같다. 다른 병원보다 급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만큼 하는 일도 많다. 예전에는 무급이어도 교수가 된다는 보장이 확실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 지금 생활에 만족하나?

만족하면서 살려고 한다. 병원 바깥은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보니 병원이 온실같은 역할을 해준다. 온실 바깥으로 나가려면 경쟁을 해야 한다. 또 개원을 하려면 투자비용도 많이 든다. 이밖에 각종 분쟁을 겪어야 한다는 두려움도 큰 것 같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몇년이라도 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병원 간판'도 남다른 의미(취직이 목표인 전임의) 

- 처음부터 취직을 할 생각으로 전임의를 했나?

그렇다. 원하는 병원에서 봉직의사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많은 술기를 경험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전임의를 하게 됐다. 수련병원을 선택할 때 처음부터 교수가 될 것인지, 봉직의사로 취직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지금 생활에 만족하는가?

현재 가장 힘든 세대가 우리인 것 같다. 후배 전공의들은 수련환경 개선이라는 것 때문에 과거보다는 좋아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근무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어차피 개선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고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한다.

- 수련교육에 대해서 만족하는가?

진료를 많이 하고, 전공의 업무를 대신 많이 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큰 불만은 없다. 문제는 취직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보니 병원에 오래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임의를 준비하는 후배들도 생각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 서울에 있는 수련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병원 간판도 중요한 것 같다. 어느 병원, 어느 교수에게서 수련을 받았느냐가 중요하다. 병원에 취직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서울의 큰 대형병원에 전임의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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