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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트 협진, 환자중심의료 이끄는 선례될 것
스텐트 협진, 환자중심의료 이끄는 선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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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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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홍보 TF팀을 구성하며
오태윤 흉부외과 홍보TF 팀장(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 오태윤 흉부외과 홍보TF 팀장(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그 동안 사회 각 분야가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심장질환의 진단과 치료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 과거에는 상당히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졌던 허혈성 심장질환의 경우도 PCI와 CABG 모두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부한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그 동안 심장내과 의사들과 함께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이 회복돼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왔으며, 이는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느낄 수 있는 큰 기쁨이었다.

그러던 중 흉부외과 의사와의 협진을 전제로 PCI 시술 때 사용되는 스텐트의 개수 제한이 풀린다는 보건복지부 고시가 나왔다.

우리는 이 고시안을 보면서 그 동안 내과에서 원했던 스텐트의 개수 제한이 풀린 것을 환영하면서 내과와의 협진이 더 강화돼 환자와 의사가 모두 윈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으면서도 침묵을 지켜온 것이다.

이번 고시안의 핵심은 스텐트의 개수 제한 폐지와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의 제공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환자 의사간의 관계도 수직적인 관계에서 동반자 관계로 바뀌었다. 이제는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환자 스스로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환자 의사간 파트너십이 당연한 상식으로 돼 있다.

환자가 내과와 외과의 설명을 듣고 치료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가 증가해 의료분쟁이 줄어드는 다수 사례에 대한 외국의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같은 질환을 다루는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의사들이 치료 방법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을 겁내고 피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고시안이 시행돼도 CABG의 시행이 증가하거나 PCI가 줄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자의 치료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하고 두 명의 다른 진료과 전문의가 같은 의견으로 선택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심평원에서도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런 이유로 흉부외과 의사들은 심장내과에서 당연히 고시를 환영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해가 쌓이고 고시안이 6개월 유예되는 과정을 보면서 흉부외과에서 침묵을 지킨 것이 오히려 선한 의도와 전혀 상관 없이 오해를 확대시킨 면이 있다는 반성 끝에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홍보 TF를 발족하게 됐다.

심장내과 의사가 흉부외과 의사와 함께 환자에 대해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은 많은 병원에서 자체 컨퍼런스를 통해 해왔던 것의 연장이다. 그뿐 아니라 응급 상황에서의 예외 조항은 고시안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이것이 심장내과의 자존심과 진료권의 침해라면, 그 동안 해왔던 수 많은 원내 심장협진 컨퍼런스는 어떻게 것인지 묻고 싶다.

흉부외과가 없는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에도 우선은 근처 병원 흉부외과 의사를 활용하면서 단계적으로 흉부외과 의사를 확충하는 것은 많은 이점이 있다.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도, 다른 과 수술에서 출혈이 문제가 될 때 혈관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것도, 처치시 발생한 기흉이나 혈흉에 대한 대처하는 것도 흉부외과 의사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환자중심의료(PCC: Patient-centered care)는 이제 거슬릴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같은 환자를 놓고 심장내과 의사와 같이 토론하고 협력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의료분쟁이나 삭감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게 흉부외과 의사들의 마음이다.

우리는 오로지 환자를 중심에 놓고 그 환자를 위해서 의사들이 서로 협력하기를 원한다. 유럽이나 미국보다 우리가 먼저 협진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만들어 모범을 보인다면 이것은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유럽에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의 협진을 권고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에 흉부외과 TF팀의 발족이 우리나라에서 환자중심의료를 이끄는 선례가 되어 존경하는 심장내과 의사들과 보다 단단한 팀워크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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