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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OECD 1위 원인..."의사 안 만나서"

자살률 OECD 1위 원인..."의사 안 만나서"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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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안받으면 우울감 2.21배 ↑...자살 주된 원인
보사연 '성인 우울감 발병 예측모형 개발' 연구 결과

▲ 이연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책임전문원
우울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병의원 진료를 받지 않은 사람이 진료를 받은 사람에 비해 질환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2.21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OECD 국가 중 10년 연속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주된 원인이 "제대로 된 진료를 안받기 때문"이라는 신경정신의학계의 진단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다.

이연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책임전문원은 최근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성인의 우울감 발병 예측모형 개발'에 관한 연구결과를 통해 "우울감에 걸릴 확률이 가장 높은 변수는 미충족의료 경험여부"라며 "진료나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었는데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21배 우울감 경험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우울감과 스트레스는 자살시도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울의대가 실시한 '2013년 자살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살시도의 주된 원인은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로 가장 많았으며, 대인관계 스트레스 31.2%, 경제적 문제 10.1% 등으로 파악됐다. 약 70%가 정신과적 증상이나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연희 책임전문원은 의료패널 가구원 1만 479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 동안 2주 이상 연속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많이 슬펐거나 불행하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를 조사한 결과, 23.2%(2429명)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울감으로 병의원 진료 또는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지만 한 번도 받지 못한 사람은 약 38%(3977명)에 달했다.

미충족의료 경험여부 즉, 병의원 진료나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음에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21배 우울감 경험 승산이 높았다.

일상활동에 지장이 있는 사람은 지장이 없는 사람에 비해 우울감 경험 승산이 2.18배, 운동능력이 없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57배, 와병경험은 1.4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우울감 승산비가 0.94배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책임전문원은 "우울감에 걸릴 확률이 가장 높은 변수는 미충족의료 경험 여부"라며 "건강과 관련된 요인이 사회경제적 요인보다 우울증과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김영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인제의대 교수·해운대백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수는 2008년 47만명에서 2012년 59만명으로 25% 가량 늘어났다"며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정작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는 환자는 절반 이하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자들이 진료를 꺼리고 있는 것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과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며 "정신질환자들은 보험가입부터 차별하고, 실손보험 보상범위에서도 모두 제외하고 있다"고 부당함을 지적했다.

"병을 앓고 있음에도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에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언급한 김 이사장은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들이 정신치료와 심리치료 등 임상을 표방하며 치료적인 개입을 하고 있는데 섣불리 잘못된 진단을 붙여 치료하게 되면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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