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1일 건보재정 안정화 대책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12.6% 인하 -> 2002년 4월 수가 2.9% 삭감 -> 재정 파탄 이후 100여개의 각종 고시 남발로 급여제한 및 수가 통제….
실패한 의약분업으로 파탄난 건보재정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정부가 의료계를 일방적으로 압박하며 취한 조치들이다. 이러한 수가 인하 내지 각종 통제 조치들은 재정 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때 까지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정부의 보험급여 정책을 둘러싼 의·정간의 관계는 더욱 냉냉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연이은 수가 인하조치로 결국 사상 처음으로 약국의 조제료가 의료기관의 진찰료를 초과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2002년도 상반기에 의원의 기관 당 총 진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포인트 줄어든 반면, 약국은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지급된 진료비 역시 의원은 2,100여 만원인 반면, 약국의 조제료는 2,200여 만원으로 수입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대한의사협회 분석자료에서 밝혀졌다.
이에 의협은 “더 이상의 수가인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수가 현실화를 관철시키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7일 오전에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수가인하가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환산지수 논의 등 막판 수가 협상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같은 날 오후에 열린 전국 시도의사회장 회의에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수가인하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의협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날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한 항의방문을 결행키로 했다.
신상진 의협 회장은 “악의적인 의도로 정부가 두 차례나 수가를 인하하고, 또 다시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많은 회원들이 이에 분개하고 있다”며 “집행부로선 회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방철 상근부회장 겸 보험이사는 “그동안 수가와 관련된 논의와 협상에서 연구과정이 투명하지 못한 점 등을 들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히고,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논의에서 환산지수가 의료계의 주장대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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