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홀릭! 나눔에 중독되다
스리랑카홀릭! 나눔에 중독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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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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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재 원장(전주 누가내과외과연합의원)

그저 좋아서 하는 일에 뿌듯함까지 선물로 따라와 스리랑카를 10년 동안 찾고 있는 전주 누가내과외과연합의원 이석재 원장은 의사들의 건강한 사회참여가 세상을 더욱 밝게 만든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스리랑카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도 이 즐거운 동행 길에 많은 학생들과 함께하겠다는 다짐도 새롭게 했다. 스리랑카를 떠나오면서 오히려 스리랑카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란 안도감을 느낀다는, 스리랑카에 중독된 이석재 원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 진료실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이석재 원장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이거 참 쑥스럽네요.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하고 나면 뿌듯한 마음에 계속 하게 되는 건데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눈에 확 띄는 노란 바지를 입고, 캐주얼한 체크무늬 상의를 입은 이석재 원장이 만면에 미소를 띠며 인사를 건넸다.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이 보는 이의 긴장을 풀게 만든다.

전주에서 누가내과외과의원을 개원하고 정신없이 바빴던 와중이라 의료봉사를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의료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때는 2005년 스리랑카에 '쓰나미'가 들이닥쳤을 때다.

"2004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 지역에 쓰나미가 닥쳤죠. 그때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외면할 수 없었죠. '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하는 마케도니아 복음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스리랑카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2005년 8월부터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전라북도 의료진 및 전국 학생들과 함께 의료선교봉사팀을 구성해 스리랑카의 누와라 엘리야와 헤튼(인구 120만 명의 인디안 타밀 지역)에 정기적인 방문 진료를 하고 현지 의료진 및 지역 사회 구성원과의 관계를 강화함은 물론 소외된 지역의 진료 및 다양한 의료 장비를 통한 검사와 진료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활동은 전주시의사회 및 전라북도 의사회의 도움을 받는다.

이석재 원장은 특히 스리랑카의 인디안 타밀족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꼈다. 타밀족은 인도 서남부 타밀라주에서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거대 규모의 홍차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강제 이주된 인디안 타밀들이 운집해 있다고 한다.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에 정치적 갈등에 그 어느 누구도 자기의 국민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 받은, 그래서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못한 ID마저 없는 이들이 대다수. 이 원장은 현지 의사와 교인들 농장 매니저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그들과 함께 지역의 발전을 그리고 국민들의 계몽을 이루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의료 봉사 및 장비 지원을 진행했다. 또 국내 의료진과 현지 리더들과의 꾸준한 만남을 통해 사고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 시작은 팀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차츰 다녀온 학생가족의 입 소문을 통해 자녀들을 보내주시는 부모님들이 이어져서 이제는 쉽게 팀을 이루어 학생들이 함께 갑니다.

열흘정도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해내는 모습을 보면 가슴 뿌듯합니다."

20차를 향해가는 여정에 어려움이 없었다면 아마 거짓일 것이다. 이 원장은 현지인들과 협업해 스리랑카 장학 사업을 함께하고 있는데 그 장학금이 온전하게 이용되지 못하고 변칙운영돼 고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또 이로 인해 스리랑카의 전반적 사역이 좌초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스리랑카와의 관계와 지금 펼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더 굳건하게 되리라 믿고 있다. 이것이 내년 1월 진행하게 될 20차 방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다.

일상에서 체험한 기적 같은 순간들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었어요. 아이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참 잘 해내더군요. 책임감을 가지고 해낼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좋은 구성이 나오죠. 제가 맡아서 했으면 매번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었을텐데 말입니다.

스리랑카 사역이 2~3년이 지나서인가요? 하루는 한 학생이 '점심시간에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이 점심을 굶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학생은 우리의 비싼 점심을 나누자는 제안을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 팀원들도 간단한 빵으로 요기를 하는 대신 많은 빵을 구입해 대기 환자들에게 나누었죠. 예수가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였다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체류기간 숙식도 현지 교회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해결하면서 현지 교회에 재정을 후원하고 팀원들과 현지인과의 교제를 확장함으로 일거양득의 수확을 얻게 되었습니다. '양철 지붕의 동거'라고 할까요?"

고가의 의료장비인 까닭에 수많은 수술 장비를 세관에 압수당했던 적도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수술을 하기로 한 그 날에 딱 맞추어 도착한 일도 있다. 모두가 기적 같은 경험이었다. 이 원장은 그것이 바로 "일상에서 체험하는 기적" 아니겠냐고 말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헤어질 때, 꼭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하는데 두고 오는 것이 눈에 밟히지만, 다음이라는 확신이 있으니 안도가 된다. "이번 만남의 보람과 성취감, 그리고 또 다시 만나리라는 기대감이 있어 행복하다"는 말도 했다.

▲ 현지에서 진료에 여념이 없는 의료선교봉사팀 회원들.

2011년부터는 몽골제국 당시 수도인 허르허름에서 한국유학중인 몽골 유학생의 요청으로 현지 국립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매년 추석 연휴를 맞아 5~6일간씩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 덕분에 그 도움의 손길을 지속해왔다. 필리핀과 캄보디아 등 응급 재난 상황이 생기거나 현지의 요청이 오면 의료봉사 활동을 나갔다.

스리랑카의 의료 환경 및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현지 및 한국에서 심장병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간단한 수술을 하거나 수술비를 지원했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한국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초청해 수술을 진행한 것이 지금까지 2건의 현지 수술과 17건의 한국 초청 수술로 이어졌다.

의사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따뜻한 세상 만들 것

이 원장은 1987년 의사 면허를 따고 의사로서 처음 근무했던, 여수 애양재활병원에서 지냈던 시절을 떠올렸다. 나환자촌에서 나환자들과 소아마비환자를 대상으로 재활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다. 나환자가 진료의 대상이다 보니 환자들이 거주하는 정착촌을 찾아가 진료를 하면서 자연스레 이동진료를 배우게 되었던 때.

이 원장은 공중보건의 3년차였다. 그 시절은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많이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애양원에서 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었던 것은 정말 축복이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사랑·나눔·봉사·헌신을 직접 보고 느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 시절 나환자들을 위한 촌락, 정착촌에 계시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진료했다. 이동진료를 배운 것은 지금까지 연계돼 도움이 되고 있다. 개원을 하고도 이동진료를 통해 무의탁 노인들이나 외국인 진료를 계속해온 것이다.

"이동진료에 필요한 장비는 다 갖춰져 있으니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뿐이었어요."

열린 마음으로 참여한 국내 의료봉사 활동의 폭도 꽤 넓다. 전주시의사회 주관의 '교도소 진료'에 참여하고 있으며, 장애인정보화센터 이사로서 장애 회원의 권익 및 사회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섬김과 나눔 선교회 상임이사로서 의료 선교의 네트워크 형성에 노력하며 지역의료인의 인적 자원을 이용해 다양한 사회봉사 참여를 이끌고 있다. 조손가정의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2명을 학교로부터 추천 받아 지속적인 장학 사업을 펼쳐왔고 희귀난치병인 뮤코다당혈증 환자와 결연해 12년간 가정 방문 진료 및 복지 증진에 힘쓰기도 했다.

"의사들도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가진 노하우를 나눌 수 있는 길이 참 많잖아요. 나눌 수 있는 사회에서 나눔을 갖춘 리더가 되는 것, 그게 제가 바라는 의사 사회의 이상향이에요. 그래서 이 사회가 조금은 더 훈훈해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요."

따뜻한 미소를 지닌 이석재 원장은 전인적 치료를 교육할 수 있는 '의과대학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후배들의 '진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설파할 때는 더없이 진중했다.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하는 스리랑카 봉사는 진료실 안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석재 원장이 열린 마음으로 환자들을 즐겁게 돌볼 수 있기를, 나눔의 책임의식과 나눈 후의 뿌듯함을 더 널리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

글=정지선 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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