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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제2의 서남의대 사태 막으려면 인증평가 의무규정돼야

시론 제2의 서남의대 사태 막으려면 인증평가 의무규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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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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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국회의원(새누리당 서울송파갑)

▲ 박인숙 국회의원(새누리당 서울송파갑)
교육부와 서남의대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흡사 전쟁이라고까지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법정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2012년 9월부터 서남의대 문제는 본격적으로 제기돼 보건복지부로부터 남광병원이 수련병원 지정에서 취소되고, 설립자는 100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2012년 당시 서남의대 수련병원이었던 남광병원은 '환자는 없고, 병실은 자물쇠로 잠겨있고, 시설물 곳곳이 거미줄로 둘러싸여 있었고, 응급실과 수술실에는 간호사도 없는 실정으로 50년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실정이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의과대학 임상교육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문제의식 속에서 그 해 국정감사를 맞았다. 국정감사에서 교육부를 상대로 "대한민국에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의대 임상실습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가"라고 호되게 질책하고,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교육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2013년 상반기 3회에 걸친 '서남의대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주최하고, 적극적인 교육부의 대책을 다시 한 번 주문했다.

교육부는 사안감사에서 확인된 설립자의 비리와 부실한 임상실습을 근거로 2013년 5월 9일 '서남의대는 폐지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서남학원은 교육부의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이 소송을 제기해 지리한 법정싸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정부의 방침에 보란 듯이 대항하는 서남대의 행태에 또다른 대안을 마련하게 되는데, 이 대안이 바로 '고등교육법 시행령 및 대학설립·운영규정 일부개정안'('13.11.20)으로 부속병원이 없는 의대의 경우, 협력병원 체결 등으로 임상실습교육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어길 경우에는 1차 년도부터 신입생 100% 모집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2014년 4월 부속병원이 없는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실습교육의무 이행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당시 서남의대에 대한 서면평가 및 현장평가를 실시한 결과 19개 지표 중 실습전임교원 부족, 실습교육 예산편성 및 실습교육체계 미흡 등 15개 사항이 미충족이라고 평가돼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서남의대는 실습전임교원을 적절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내실 있는 실습을 위한 실습시간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등 실습교육의무에 대한 시정조치 사항을 이행하지 못했다.

이를 근거로 서남의대 의예과 입학정원 모집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서남의대에서 다시 정지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지난 10월 31일 재판부는 '교육에 지장이 없는 실습'에 대해 어떤 위임 규정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부가 임의적으로 서남의대의 실습이 교육에 지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고등교육법에 근거가 없는 시정명령을 내렸고 이를 통한 신입생 모집정지 처분은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11월 12일 항소를 결정했지만 1심 판결을 뒤엎을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많은 의대교수들은 서남의대가 이번 소송에서 이겨 신입생을 모집하더라도 법규정상 의평원 인증을 받지 못하면 2017년부터 졸업생은 국가고시를 보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차피 서남의대가 버틴다고 하더라도 2017년까지 인증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고시 자격제한에 걸릴 수 밖에 없고,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는 대학의 신청에 따라 교육부가 인정하는 기관에서 인증평가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으며, 의료법에는 2017년 졸업예정자부터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받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만 '국가고시'를 통한 의사면허취득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먼저 고등교육법의 인증평가는 의무규정이 아니라 임의규정이다. 이는 모든 의과대학들이 반드시 인증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서남의대와 같은 경우에는 인증평가를 신청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따라서, 서남의대와 같은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신청과 관계없이 반드시 인증평가를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돼야 할 것이다(현재 박인숙 의원 대표발의법안 국회계류중).

의료법의 경우 부칙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돼 있다.

"2017년부터 시행하되, 평가인증기구가 모든 대학을 인증심사하여 학교별 인증결과가 1회 이상 공개된 이후에 입학한 사람부터 적용하고, 그 이전에 입학한 사람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결국 의평원이 모든 대학의 인증결과를 1회 이상 공개한 이후에 입학한 사람부터 적용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서남의대는 인증평가를 거부해 인증평가결과가 없기 때문에 2015년에 서남의대가 인증평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2016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하는 시점(2022년)이 되어서야 의료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의학교육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기 위해서 정부와 국회는 '인증평가 의무화'와 '의료법 2017년부터 적용'을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별표 1]

날 짜 내 용
‘12.11.30 순천지청, 이홍하(1,004억원 횡령혐의) 등 구속
‘12.12.3~’12.21 교과부, 학교법인 서남학원 및 서남대 사안감사 실시
‘13.1.18 교과부, 감사결과 및 시정요구 발표(서남의대 폐지, 혹은 졸업생 의사면허 박탈)
‘13.3.18 학교법인, 감사결과 통보처분 취소소송 제기
‘13.5.7 교육부, 감사처분 시정요구 및 임원취임 승인취소 계고
‘13.5.9 교육부, 서남의대 폐지방침 보도자료 배포
’13.6.27 교육부, 전․현 임원(12명)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 취소
(취소사유) 교비회계자금 횡령 및 불법 사용, 이사회 운영 부당, 교원 허위 임용, 시정요구사항 미이행
‘13.7.3 취소당사자,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취소소송 제기집행정지 신청
’13.7.11 사분위, 임시이사(8명) 선임 의결
’13.7.15, 8.6, 11.9. 법원,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인용
’13.11.20 학교법인, 임기만료 이사 3명임원취임 승인 신청
고등교육법 시행령 및 대학설립·운영규정 일부개정령 공포·시행
‘14. 4 교육부, 부속병원 없는 의과대학에 대한 실습교육의무 이행평가 진행
’14.4.25 학교법인, 이사취임승인부작위위법확인 소송 제기
’14.6.26 법원, 감사결과 통보처분 취소소송 선고(일부 인용)
※ 교비회계 자금 횡령 및 불법 사용․의대 임상실습 교육과정 관리 및 운영 부당 등의 처분은 취소,
나머지 청구는 기각
‘14.6.30~7.29 교육부 실습교육의무 이행평가 결과 의무이행 미충족사항 시정요구
’14.7.17 법원,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취소소송 선고(교육부 승소)
※ 교비회계자금 횡령 및 불법 사용 처분은 취소, 나머지 청구는 기각
※ 취소당사자, 집행정지 신청 및 기각(’14.7.21), 이후 즉시항고(’14.7.29) 및 항소(’14.8.7)
’14.8.6 교육부, 임기만료 이사(3명) 연임 신청 반려
‘14.8.12 교육부, 행정처분위원회 행정처분(안) 결정 : 서남의대 100% 신입생 모집정지
‘14.8.13 교육부, 행정처분위원회 행정처분(안) 사전통지
’14.8.26 교육부, 임시이사(8명) 선임 통보
교육부, 행정처분위원회 행정처분(안) 의견제출
‘14.9.1 교육부, 행정처분 확정(안) 심의(행정처분위원회)
‘14.9.3 교육부, 서남의대 100% 모집정지 처분 및 2차 시정명령
‘14.9.4 의대 교수(12명), 모집정지처분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제기
‘14.9.15 이사장, 모집정지처분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제기
‘14.9.16 의대 교수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각하 판결
‘14.9.26 이사장, 시정명령 취소소송 제기
‘14.10.1 10.31일 까지 집행정지 인용 결정
‘14.10.31 본안사건 : 교육부 패소
‘14.11.12 교육부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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