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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철 공단 이사장, 임명논란부터 취임까지
성상철 공단 이사장, 임명논란부터 취임까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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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임명·취임 강행...공단 노조, 취임식 저지
보험료 체계 개편·담배소송·방만경영 등 해결과제

▲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이 1일 논란 끝에 취임식을 진행했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새 이사장이 논란끝에 취임식을 마쳤으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보건복지부가 1일 성 이사장을 임명하자마자, 공단은 기습적으로 오후 2시 10분 공단 지하강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공단 노조가 성 이사장을 강당 출입구에서 봉쇄하고, 성 이사장 측과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취임식은 무산되는 듯 했다.

이후 오후 4시 40분 공단은 6층 회의실에서 1~2급 주요 간부 100명 내외만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강행했다. 노조위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문까지 걸어잠그면서 진행했다.

성 신임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을 임직원과 함께 다듬어 국민이 편리하게 누리는 제도, 미래에도 안정된 제도, 세계로 뻗어나가는 제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의료계와의 수가협상 등을 해결과제로 지목했다.

성 이사장은 "그동안 가입자와 공급자, 제도를 관리하는 보험자인 공단이 서로 대립하는 관계로 인식됐다 "며 "이해관계자와 우리나라 보건의료계 모두가 공존의 틀 속에서 논의하고 협력해 지불제도 개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건강행복을 최상위에 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협력할 때 지속가능한 건강보장을 위해 상생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시민단체·공단 노조 반발에도 '강행'

▲ 공단 노조위원들이 강당 출입구를 봉쇄하고 성상철 이사장의 취임식을 막았다.
성 이사장은 이사장 후보 추천과정에서부터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면서 국회 및 시민단체, 공단 노조 등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성 이사장은 현직 의사로 서울대병원장과 대한병원협회장을 지낸데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이사를 맡은 전력이 있기 때문.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현재 정부는 병원의 이익을 대변하던 성상철 전 서울대병원장에게 공단의 이상장직을 맡기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인사가 이뤄지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성 이사장이 병협 회장으로 수가협상에 참여한 점을 지적하면서 김 의원은 "성 전 원장은 환자·가입자·국민이 아닌 병원경영과 이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같은당인 인재근 의원 또한 "공단 이사장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이는 마치 노동부 장관에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앉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내어 "공단에 쌓여 있는 12조원의 재정을 사수하고 민감한 개인질병정보 유출을 막기는커녕, 질병정보 유출 등 정부가 추진하는 행보의 꼭두각시로 적격인 인사"라며 혹평했다.

특히 성 이사장이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를 지내면서, 의료영리화와 복지 후퇴의 전형적인 측근·보은인사라고 지적했다.

▲ 공단 노조는  성 이사장의 내정설이 나오자 공단 본부 1층에서 임명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펼쳐왔다.(사진은 투쟁 20일째 모습)
공단 노조도 공단 본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28일간 펼치며 성 이사장 임명을 반대해왔다.

공단 노조는 "성상철 이사장은 서울대병원장 재직 시절 병원을 돈벌이 산업으로만 인식해 최장의 파업사태를 불러온 최악의 병원장이었으며, 병협회장으로 공단과 수가협상을 할 때도 병원의 이익만을 위해 온갖 궤변을 펼쳤다"며 "이런 인물이 공적 보험 대표자가 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수가를 인상해 달라고 주장하던 기관장이 이를 막으려는 공단 이사장으로 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국회와 시민단체·공단 노조의 반발에도 성 이사장의 임명과 취임식이 끝내 강행되면서, 공단 노조는 강도높은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공단 노조는 "취임식을 알리지도 않고 진행하는 게 어딨나? 노조는 당혹스럽고 분노하고 있다"며 "도둑취임식을 진행한 만큼, 성 이사장의 출근길을 막는 등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갈등 해결부터 방만경영 등 해결과제 산더미

이처럼 성 이사장은 파행을 거듭한 끝에 임명과 취임식을 마쳤으나, 적지않은 일들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단 노조와의 갈등 해소가 첫 번째 해결과제로 꼽힌다.

그동안 공단 노조는 이사장의 임명을 반대해왔는데, 더군다나 이사장의 취임을 5분전에야 알리며 취임을 강행하면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조가 성 이사장 임명에 반발해 전면파업을 선언할 경우를 대비해 노조와의 갈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업무의 정상화를 기해야 하는 여러 난제가 놓여있는 셈이다.

이어 그는 김종대 전 이사장이 추진했지만, 끝내 개선을 못 이룬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도 숙제로 받았다.

또 KT&G 등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담배소송이 제기된 만큼, 흡연폐해를 알리고 담배소송을 마무리해야 한다. 비만관리도 핵심과제로 선정한 만큼, 소아청소년의 비만문제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수술실 압수수색으로 논란을 가져온 현지조사 및 현지확인에 대한 제도개선도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존 조사에 따르면, 현지확인 시 과도한 자료제출요구(6개월치)를 한 경우가 65%, 사전 자료제출 요구없이 현지확인을 시행한 경우가 63%, 사전통보가 미비했다는 의견이 14%가 나왔다. 의료계에서는 따라서 행정조사기본법을 준수하고 환자안전권 확보를 위한 법률 개정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년 국감에서 개인정보유출이나 방만경영으로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에 대한 해결에도 힘써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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