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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명작 속의 질병 이야기

[신간] 명작 속의 질병 이야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12.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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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양 지음/도서출판 황금알 펴냄/1만 5000원

 
헨리크 입센의 소설 <유령>에서 알빙 부인의 아들 오스왈드는 말한다.

"어머니, 저는 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니에요. 보통 질병과는 다릅니다. 깨진 것은…파괴된 것은 정신이에요…두 번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됐어요."

아버지의 방탕한 생활 덕분에 태어나면서부터 얻게된 선천성 매독으로 고통받는 아들의 절규다.

김애양 원장(서울 강남·은혜산부인과의원)이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질병을 통해 인간 삶의 궤도를 좇는 <명작 속의 질병이야기>를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흔치 않은 명작 속 질병이야기를 발굴하고 그 안에서 인간이 감내해야 하는 온갖 불행과 역경들 가운데 질병이 던져주는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또 처지가 다른 이들을 이해하는데 더욱 다가서며 글로 옮긴다.

그는 인간의 질병을 소재로 삼은 문학작품을 통해 아픔을 공유하며, 역설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픔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3년간 <문학청춘>에 연재한 글을 모은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과 질병은 다음과 같다.

▲매독-헨리크 입센 <유령> ▲상상임신-아이작 싱어 <적들, 어느 사랑 이야기> ▲풍진-애거사 크리스티 <깨어진 거울> ▲마약중독-미하일 불가코프 <모르핀> ▲뇌막염-헤리만 헤세 <로스할데> ▲폐결핵-토마스 만 <마의 산> ▲출산-어네스트 헤밍웨이 <우리들의 시대에> ▲간질-도스토옙스키 <백치> ▲성홍열-카렐 차페크 <우표 수집> ▲대사이상증후군-펄벅 <자라지 않는 아이> ▲천식-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요독증-로제 마르탱 뒤 가르 <티보가의 사람들> ▲아구창-귀스타브 플로베르 <감정 교육> ▲진전섬망증-조셉 콘래드 <로드 짐> ▲해표상지증-카를로스 푸엔테스 <스타의 아들> ▲강경증-오노레 드 발자크 <루이 랑베르> ▲녹내장-구스타프 마이링크 <골렘> ▲건강염려증-몰리에르 <상상병 환자>.

책 속에는 문학 작품 속 질병이야기 뿐만 아니라 저자의 지난 시간이 자리하고 단아한 생각들이 모아진다. 진료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있고 그들과 함게 엮어가는 인생이 있다. 이와함께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이 말해주는 명작 컬렉션도 만끽할 수 있다.

저자는 책 들머리에 '아픔을 이겨내고 삶을 사랑하게 되기를' 제목의 머리글을 통해 "이 책을 통해 병마를 이겨낸는 힘을 얻고 삶을 사랑하게 되기를, 또한 문학으로 소통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질병 없는 세상이 가능하진 않겠지만 가상 체험을 통해 질병에 대한 면역성을 얻고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1998년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수필집 <초대> <의사로 산다는 것> <위로> 등을 펴냈고, 2008년 제4회 남촌문학상을 수상했다. 계간 <문예바다> 편집위원과 문학철학연구소 '필로소피아' 연구위원을 맡고 있으며, 수필문우회·한국의사수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02-2275-9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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