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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전임의, 행정업무·잡일로 허송세월 보낸다

병원 전임의, 행정업무·잡일로 허송세월 보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2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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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임원아카데미서 '전임의 수련현황 조사결과' 발표
무급 전임의 10.3%...전문분야 지식·술기 습득 못하는 경우도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세부 전문 분야의 지식, 술기 습득을 위해 일정기간 추가 수련을 받는 전임의들이 실제로 병원에서는 전공의와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고, 진료인력으로 대체되는 지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전임의들은 여러 명이 공동연구실을 사용해야 하고, 전임의 수련 목표와 내용이 없거나 있어도 형식적이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전임의 수련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임원 아카데미에서는 '전문의 이후 추가 교육과정 인증제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우리나라 전임의 제도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방향 등이 논의됐다.

특히, 이날 아카데미에서는 '우리나라 전임의 수련 현황 조사결과'(양은배·연세의대)와 '전임의 제도의 개선 방안 수립을 위한 문제점'(이승구·연세의대 영상의학)이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먼저 양은배 교수는 전국 102곳 전임의 수련병원을 대상으로(46곳 기관 회신/서울소재 6곳 수련병원 방문조사) 전임의 수련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양 교수는 "대부분의 병원들은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 및 사회적 요구, 의학기술 발전으로 전공의 수련만으로 교육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인력확보 및 진료수가 조정 등 병원 경영상의 이유로 전임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임의 가운데 71.6%는 전임의 수련목표를 병원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전임의들의 근무형태를 알아본 결과 연구를 위한 시간보다는 진료를 위해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2배이상 많았으며, 무급으로 일하는 전임의도 10.3%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여러 전임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연구실에서 근무를 하는 경우도 94.0%나 돼 병원에서 전임의들에 대한 연구공간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에 따르면 서울소재 6곳 수련병원 방문조사결과에서도 ▲전공의와 전임의 업무 분장이 명확하지 않고, 행정 및 잡일이 많고(전공의 80시간 근무제도 이후 심화) ▲전임의 급여·연구공간·근무여건 및 복지에 대한 요구가 크고 ▲불확실한 미래(진로)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 교수는 "전임의 수련 목표와 내용이 분명하게 설정돼 있지 않고, 수련은 개별 전공과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개선점을 빠른 시일내에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승구 교수는 102곳의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부전문분야에 대해 더 공부를 하고 싶다고 응답한 전임의는 34.3%였으며,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31.4%), 취직이나 개원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14.8%), 전공의 과정에서 지식 및 술기 습득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11.2%), 관심분야를 연구하고 싶어서(7.4%)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3차병원에서는 부족한 의사인력을 현재 전임의를 통해서 충당하고 있었으며, 교수들의 진료와 검사보조, 그리고 전공의 진료 협력에 많은 시간을 쓰다보니 자신의 수련과 발전에 대한 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병원 및 학회차원에서도 전임의 수련목표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의학회 차원에서 전임의 수련과 관련된 질 관리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열린 패널토의에서 임인석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겸 대한병원협회 수련교육위원은 "전임의 수련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의협·병협·의학회가 공동으로 TFT를 만들어 개선방안을 내놓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전공의-전임의 수련교육 중복 문제 해결, 대형병원으로의 전임의 쏠림현상, 전임의 질 관리체계, 전임의 근무여건 및 처우개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으며, 대부분 패널들은 전임의 수련환경이 현 상태로 유지되는 것은 문제이며, 빠른 시일 내에 확실한 개선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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