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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수지 요구할거면 차라리 민간에 팔아라"
"경영수지 요구할거면 차라리 민간에 팔아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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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국립재활원 병원부장 "수지 압박하면 공공 역할 축소" 쓴소리
교통재활병원 20일 국제학술대회 '교통사고손상 재활 새 지평' 모색

▲ 이범석 국립재활원 병원부장이 공공재활병원의 역할과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공공병원이 설립 목적에 맞게 공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20일 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국립교통재활병원 개원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공공재활병원의 역할과 전망'에 대해 발표한 이범석 국립재활원 병원부장은 "적정한 시간내에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공공재활병원이 존립하는 목적"이라며 "공공병원이 존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영수지를 요구하며 압박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공공병원들이 병원 수지에 압박을 받으면서 진료하면 공공병원으로 역할은 급속히 축소된다"면서 "그렇게 병원 수지가 중요하다면 공공기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쓴소리를 했다.

"오랜 만에 공공재활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형제같은 국립교통재활병원의 출범이 반갑다"고 언급한 이 부장은 "교통사고 장애인들이 절실하게 요구하지만 민간병원이 낮은 수가와 인력 부족 및 예산 문제로 하지 못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병원에 대한 낮은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최고의 의료진과 시설·장비를 갖춰 첨단 재활의료 프로그램을 진행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다른 곳은 할 수 없고, 국립교통재활병원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이 부장은 "교통재활병원의 재정은 건강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의 지원을 받고 있는만큼 건강보험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집중 재활치료와 사회복귀 지원을 통해 환자들이 퇴원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과 교육자료를 만들어 전국 대학병원과 의료기관으로 확산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교통재활병원의 존립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병원에 몸담고 있는 의료진들이 병원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산하 국공립병원들이 시설과 장비에 대해서는 투자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이 부장은 "조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처우마저 낮다보니 원장만 정규직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공중보건의로 채우고 있는 것이 공공병원들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장은 "학술이나 연구 활동에 대한 지원을 받아 전문성을 키울 수 있고, 병원에 헌신하다보면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줄 수 있냐 없냐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국립재활원의 경우에도 연구소가 생긴 이후 조직에 대한 비전이 제시되면서 현재는 전문의 충원을 고민하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사회복귀를 방해하는 과도하게 길어지고 있는 재원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과 관련, 이 부장은 "적정 재원기간 내에 집중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험수가를 인정하고, 사회복귀를 돕는 포괄적인 재활서비스에 대해서도 보험급여를 해야 한다"며 "과도한 입원에 대해서는 진료비를 줄이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없다면 공공재활병원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고 강조한 이 부장은 "성공적인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공공재활의료시스템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 국립교통재활병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국내외 재활의료 전문가들. ⓒ의협신문 송성철

김윤태 국립교통재활병원 진료부원장은 '국립교통재활병원의 현재와 미래' 주제발표를 통해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사명인 생명존중의 전인적 치료를 통해 교통사고 환자가 만족하고 신뢰하는 최고의 재활의료를 선보이겠다"면서 "교통의료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선도적 기관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교통재활병원 전 임직원들의 소망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료 뿐만 아니라 첨단임상재활의학·교통의료정책·재활보조기술을 연구하고, 교통 및 재활의료 전문가를 육성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힌 김 부원장은 "국립재활병원을 비롯한 권역별 재활병원과 네트워크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보험 재활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뇌송상에서의 다학제간 재활치료(월터 오더 오스트리아 신경재활학회 이사장) ▲일본의 척수손상 재활(미키오 수미다 오사카의대 교수·아이진카이재활병원 부원장) ▲다발성 손상의 치료체계(데이빗 시푸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 재활의학 석좌교수) ▲자동차사고 후유 장애인의 재활 현황(최병호 교통안전공단 부연구위원)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는 강무일 가톨릭대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맹성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최창락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쟁심의회 위원장·나은우 대한재활의학회장·이일영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부회장·김덕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박주현 가톨릭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고영진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등 교통재활 분야 전문가와 관계자가 참석, 교통재활병원 개원과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정수교 국립교통재활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교통재활병원은 선진 재활의료체계를 도입하고, 새로운 자동차 사고 손상 재활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앞장서 대한민국 교통재활의학을 발전시키고 이끌어나가는 선도적 역할을 다하겠다"며 "교통사고 환자를 위한 최고의 재활의료기관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 정수교 국립교통재활병원장이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교통사고 후유 장애인들이 조속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선진재활의료를 제공하고, 새로운 재활의료체계를 도입하겠다"며 발전 계획을 밝히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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