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11.1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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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년째 맞은 한국의료지원재단 유승흠 이사장

'아픈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의료공동체로 지난 2011년 첫발을 내디딘 한국의료지원재단이 출범 4년째를 맞았다.그동안 재단은 다각적인 지원활동을 통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삶의 버팀목이 돼 주었다.재단은 최저생계비 120%이하의 차상위계층이나, 200%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의료비를 지원해 오고 있다.재단의 활동이 더 눈에 띄는 것은 질병의 고통 못지않게 경제적인 고통에 시름하는 이들에게 절망의 시련 가운데 숨통을 트여주고 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손길이 있다.정부집계로만 보더라도 차상위 계층이 185만명,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자격이 정지된 가구가 160만 가구,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연간 360만명에 이른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의 산 역사이기도 한 유승흠 이사장은 재단을 통해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을까.그의 가슴속에 움트고 있는 의료복지에 대한 염원과 함께 건강한 사회를 향한 소망을 듣는다.
 

 
재단 출범의 산파역을 맡아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 이사장의 분주한 일상은 계속된다.고마운 뜻을 전하는 후원인들과 도움이 절실한 소외된 이들을 찾아나서는데 주저함이 없다.

"재단 일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접하다보니 우리사회에는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아쉬웠던 것은 그 분들을 위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재단의 역할은 경제적 이유로 의료로부터 소외된 이들을 찾아 그 분들이 건강하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이를 위한 일이라면 누구든지 만나뵙고 어디든지 찾아나설 생각입니다."

재단의 강점은 전문성이다.모금·홍보·의료비지원·평가위원회로 구성된 재단은 각 위원회 마다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을 통해 지원대상자 선정에서부터 적절성 평가까지 세밀하게 이뤄진다.

"후원인들께서 출연해 준 기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게 작은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의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각 위원회에 자원봉사로 참여해 재단 일을 돕고 있습니다.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금이 적재적소에 지원돼야 하는 것은 재단의 정체성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재단 출범 4년째를 맞지만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재단의 성격은 어떻고 지원대상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되는지, 후원은 또 어떻게 하는지 등 크고 작은 궁금점들이 이어진다.재단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재단의 지원 대상은 최저생계비 200% 이하의 저소득층이며, 차상위계층 대상자가 우선입니다.지원대상자 선정은 재단 홈페이지(http://komaf12.org)에 공표되는 의료비 지원 공고를 확인한 후 의료기관·의료비지원단체·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사 등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됩니다.재단에서는 의료비지원위원회를 통해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확정하고 각 기관에 통보합니다.환자 한 사람당 3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화상환자 재건수술 등에는 필요경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의료비는 환자에게 전달되지 않고 해당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됩니다.재단에서는 지원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평가를 통해 이후 지원때 유용한 자료로 반영하고 있습니다.더 많은 분들이 후원에 참여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재단을 알리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600여명의 환자에게 의료비가 지원됐다.적지 않은 성과다.의료비 지원 외에도 다양한 질병 예방 사업이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617명에게 16억원이 지원됐습니다.전국에서 선정된 여자 청소년 1000명에게 건강검진을 시행했으며, 또 연인원 2만 8000명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예방접종했고, 폐렴구균 예방접종(7000명), 독감백신·의약품 지원(3만명)도 이어졌습니다.이 밖에도 서울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 위탁해 동남아 의료 인력 초청 교육 및 환아 무료 수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WHO 서태지역사무소와 함께 필리핀 일부지역의 만성질환 유병률과 암 이환율·생존율·사망률 통계 생산 및 만성질환 관리인력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기업 후원과 함께 500∼600명의 정기후원인·1만 2000명의 개인 후원인이 재단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손해보험사회공헌협의회는 2016년까지 매년 10억원씩을 출연해 중증화상 환자와 골절 및 손상 환자를 지원할 예정이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삼성생명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36억원을 후원해 질병예방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개인 후원인들의 정성도 많은 환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쉬움도 있다.정작 의사들의 참여가 많지 않아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모이는 기부금은 연간 500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그리고 대부분은 사회복지 연관 사업에 쓰이고 의료부분에는 7∼8%에 머무릅니다.의료비 지원을 원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많은 의사들은 여러 재단이나 기관에 기부하고 있습니다.한가지 바람은 의료비 지원이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저희 재단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기부인들의 명예인 '아너소사이어티클럽' 처럼 우리도 '장기려클럽' '슈바이처클럽'을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어느때부터인지 신뢰를 잃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투영되는 의사상을 따뜻하고 정감있는 모습으로 바꾸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는 다시 '이웃'을 이야기했다.팍팍해진 삶에 잃어버린 이웃, 그렇지만 곁을 내주고 마음을 나누던 그 이웃이다.

"이웃집 수저가 몇 벌인지 알던 때가 있었습니다.그 때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십시일반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 아픔을 나누고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했습니다.지금은 어떤가요.우리는 잃어버린 이웃을 찾아야 합니다.어려울 때 도움이 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이 역할과 자리에 의사·의사단체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의료계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멀어진 이웃에게 이렇게 조금씩 다가가야 합니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은 지나온 길 보다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아 있다.그들 앞에는 외면하지 못할 일이 이어지고, 보듬고 가야할 상처받은 영혼과 지켜줘야 할 생명도 있다.지금 이 순간에 만족할 수도, 머무를 수도 없는 이유다.유승흠 이사장의 긴 하루는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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