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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19:44 (수)
[신간] 닥터 K를 위한 변주

[신간] 닥터 K를 위한 변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11.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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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지음/황금알 펴냄/1만 5000원

 
문학모임에 나가면 건강에 대한 질문만 받고 의사 모임에 나가면 문학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계인의 삶을 사는 김연종 원장(경기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이 산문집 <닥터 K를 위한 변주>를 펴냈다.

저자는 2004년 <문학과 경계>를 통해 등단한 이후 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를 상재한 시인이다.

이 책에는 불혹즈음 '늦바람'이 들어 열혈 문청으로 책을 읽고 시를 쓰며 주유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에게는 문학에 마음을 빼앗길수록 깊어지는 시름을 토해내며 결핍의 공간을 책으로 메우며 지나온 시간이 앞에 있다. 시의 여백과 상상에 취해 인간의, 의학의 한계를 찾아나서는 고행도 서슴지 않았다. 점점 관념화되고 누구의 가슴도 울리지 못할 넋두리를 계속 쏟아내야 하는 지난한 현실도 성큼 다가왔다. 한없이 부드럽고 포근할 것이라는, 알고 좋아하면 즐길 수 있으리라는 상념은 착각으로 되돌아왔다. 그렇지만 '가혹한 외도'가 남긴 일상은 이제 그대로 삶이 됐다.살아 있는 의미를 찾아준 의학과 문학이나,  의사로서, 시인으로서 곁이 돼주는 이들을 떠나서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인의 산문이다. 수없는 습작을 통해 시어 하나 하나에 숨결을 불어넣었을 시인의 산문은 살아 있다. 사랑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아쉬움이 있고, 긍휼이 있다. 그리고 삶과 죽음이 있다. 낱낱이 생명력을 지닌 글들은 한 데 모아도 살아 있다. 벗과 나누는 정담처럼 스스럼 없고 재미있고 쉽다. 책 한 쪽 한 쪽을 넘기다 보면 김·연·종·이라는 이름을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그를 찾아간다. 이런 사람이었구나. 이렇게 살았구나. 그리고 이런 꿈을 꾸고 있구나….

세상을 향해 현학적이지 않게 솔직하고 꾸밈없이 다가서는 삶의 자세가 그대로 전해진다. 긴 여운을 남기고….

책은 모두 6부('동네의원 동네의사' '문학과 의학의 연리지' '5분 그리고 21그램' '가을산을 오르다' '천년완골 '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로 나눠 52편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발문에서 "이 책을 읽다보면 의사 김연종이 아니라 인간 김연종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그는 인간을 비롯한 뭇 생명체의 생로병사에 대해 남들보다 훨씬 골똘하게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의사가 돼야 하는데 다행히 그는 의사다. 시인 역시 뭇 생명체를 측은지심으로 대하며 인간세상의 희로애락을 언어로 다룬다. 이 두 갈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그의 앞날에 문운이 활짝 열리기를 바란다"며 격려했다(☎ 02-2275-9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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