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무지한자의 기도 일상을 벗어나 산길을 걸어봅니다.땅에 내린 이슬도 밟고 떨어진 나뭇잎도 밟아봅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위대한 능력으로 만들어진 작은 나뭇잎과 커다란 대지에 생명을 느낍니다. 나는 작습니다. 누구도 이름 석 자를 찾아내기 쉽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세상 속에 그저 작은 자입니다. 진료실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나는 의료라는 지혜를 가진 자로 작지만 작지 않은 위엄을 가지게 됩니다. 대지의 광활함은 작은 진료실 안의 나의 지혜에 겸손함을 더합니다. 무지한 나는 완전한 지혜에 당신을 맡기는 기도로 당신을 진료합니다. 나는 오늘도 작은 지혜 청진기 | 전진희 연세비앤에이의원장 | 2019-08-11 22:18 남겨진 기억 새벽부터 이른 저녁까지 청소를 합니다.그녀의 뒤뚱거리는 걸음은 오랜 동안의 노동으로 닳은 무릎 뼈가 만들어냈습니다.그녀는 매주 나를 찾아옵니다.때로는 무릎이 아파서 때로는 허리가 아파서때로는 배가 아파서때로는 피부가 가려워서….그녀는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나를 찾습니다."에고 고생하셨네" "먹고 살아야하니…" 그녀의 고된 삶은 때로는 나를 향한 생떼가 되기도 합니다.벌써 몇 주째 그녀의 걸음걸이를 볼 수 없습니다.어디서나 통한다는 전화조차 그녀에게 닿지 못하고 있습니다.그녀는 이 땅에서 더 이상 청진기 | 전진희 원장(서울시 마포구·연세비앤에이의원) | 2019-07-01 06:00 소녀이야기 병원 접수대에서 마주 보이는 곳은 병원 유리문 입니다.매일 이곳을 반갑게 바라봐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수년전 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때의 첫 진료를 시작으로 이제는 수년간 단골 환자인 13살 소녀는 매일 이 계단을 오르고 내립니다.병원의 윗층이 아이가 다니는 학원입니다.아이는 학원을 오갈때마다 일부러 계단으로 걸어내려오며 고개 숙여 유리문 안을 빼꼼이 들여다 보고 눈을 마주쳐 인사를 하고 내려갑니다.매일 같은 시간 우리는 유리문을 바라보며 소녀와의 반가운 인사를 기다립니다.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처럼,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처럼 청진기 | Doctorsnews | 2019-02-11 06:00 청진기 오늘 유난히 출근이 어려웠습니다 오늘 유난히 출근이 어려웠습니다.접수대에서 한 손 가득 내미신 선물은 저에게 이 땅에서 동네 병원 의사로 살아가는 기쁨을 다시금 깨워줍니다.오랫동안 대학병원에서 당뇨를 조절하시던 환자분이십니다.반신반의하시며 저희 병원으로 당뇨 조절을 받으러 오시기 시작한 지 6개월,당화 혈색소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 저는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더 큰 기쁨으로 저희 병원 식구들 모두의 팔찌와 저희 딸아이 팔찌까지 만들어 주신 정성,그 정성이 한국에서 의사로 살아가는 유일한 힘입니다.의료 시스템이나 의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몹시도 힘겹고 아프지만,& 청진기 | Doctorsnews | 2018-12-31 09:38 처음처음이전이전12끝끝